블로그 이미지
세상의 틈에서 길어올린 생각과 예술 Bookinthegap
북인더갭

공지사항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카테고리

<덕후감> 출간기념 북토크

2016.01.11 12:44 | Posted by 북인더갭



지난 14일 북토크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북토크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문화사회연구소>의 다음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http://www.kccs.or.kr/index.php?document_srl=104639&l=ko&mid=notice

Comment

<한겨레> 2016. 1. 8.

 

덕후감

김성윤 지음/북인더갭·15000

 

수면제는 잠을 재워주지만 깨워주진 않는다. 깨는 건 스스로. 아니면 누가 흔들어줘야 한다. 여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문화는 한국인에게 얼마간 쉼을 유도하는 약 같기도 하다. 아이돌그룹을 쳐다볼 때, 막장 드라마를 쏘아볼 때,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지켜볼 때. 꿈같이 비현실적인데, 몰입이 된다. 대중문화의 비현실은 현실에서 비켜선 유사현실에 가깝지 판타지는 아니라서다. 대중문화는 이 땅에선 특히 현실에서 달아나려는 소망의 재현물이다. 10대에 대한 드문 인문서 <18세상>(2014)의 지은이 김성윤이 <덕후감>에서는 대중문화로 한국 사회를 망본다. 잠이 깬다.


 

엠비시 <무한도전>을 다룬 글의 제목은 연예 민주주의의 탄생이다. 지은이는 정해진 형식이 없으므로 모든 형식을 담아내는” <무한도전>완벽한 포스트모던 텍스트라 주장한다. ‘반장 선거등 시청자가 프로그램에 개입해 직접 판단하고 평가하게 하는 양식도 처음이었다. ‘무도빠를 양산한 10주년 특집은 출연자들이 무인도에서 200m 밖 배를 향해 탈출하는 미션. 물론 실패했다. ‘4월의 찬 바다에서 연출자는 말한다. “만조 때라 탈출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다만 여러분들이 직접 겪어보시라고 기획했다.”

 

아이돌 문화를 이끄는 소녀들의 팬덤은 남성성 위주의 섹슈얼리티가 무너지는 현상으로, 그 뒤에 등장한 삼촌팬현상은 근엄한 척 의뭉했던 남성성이 탈권위적으로 나타난 사례로 꼽는다. 배트맨이 민중을 덮쳐잡는 용역이 된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무능력한 국가를 대신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하는 영화 <아이언맨>등에선 신자유주의의 정치적 내면을 읽어낸다.

 

사회과학의 글도 생명은 객관성(재현성)이다. 과학 연구 결과처럼 동일한 논리에 독자의 경험을 대입했을 때도 같은 결론이 나와야 한다. 반대로 예술은 주관적이다. 김성윤의 글쓰기는 사회학의 안정적 객관 위에서 그만이 가진 독특함으로 예술적 만족까지 준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경향신문> 1. 9.

 

덕후감 | 김성윤 | 북인더갭

 

TV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들, 가요와 영화 등 대중문화 속에 숨겨져 있는 대중의 정치적 무의식을 간략하게 살피고 있다. 저자는 대중문화가 현실과 떨어진 판타지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와 경제·사회문제는 물론 대중의 집단적 욕망과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 걸그룹에 열광하는 삼촌팬들, ‘무한도전을 놓치면 허전해하는 무도빠까지 갖가지 분석이 이뤄진다. 15000

 

 

<서울신문> 2016. 1. 9.

 

덕후감(김성윤 지음, 북인더갭 펴냄) 저자는 대중문화를 현실에서 동떨어진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 정치, 사회, 경제와 긴밀히 연결된 무의식이라는 일관된 관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책이 다루는 소재는 아이돌 스타를 향한 팬덤이나 삼촌 팬과 같은 현상부터 각종 TV 드라마와 영화까지 다양하다. 324. 15000.


 

<한겨레21> 1095호


예사롭지 않은 저자다. 전작 제목이 <18세상>. 이번엔 <덕후감>이다. 걸그룹을 보며 동공이 커지지만 촛불시위에 달려나가는 삼촌팬부터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시대사적 의미를 톺아보는 무도빠까지…. 대중문화와 정치적 무의식의 관계를 탐구한다. 독후감이 아니라 덕후감이라고 부러 잘못 적은 데서도 지은이의 감각이 반짝인다.



<주간동아> 1021호


팬픽, 팬아트, 멤버놀이, 걸크러시로 나타나는 소녀들의 성적 판타지란 무엇일까. ‘삼촌’이라는 이름으로 귀환한 신세대 남성들은 누구인가. 영화 ‘써니’ ‘건축학개론’ ‘미생’이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인 이유. 영화 ‘국제시장’과 ‘변호인’을 둘러싼 해석 전쟁에서 왜 박정희와 노무현의 유령이 어슬렁거리는가. 사회학자로서 정치, 경제, 사회와 관련 있는 대중문화 현상을 분석한 글로, 여러 잡지에 기고했던 내용을 대폭 수정해 재구성했다.



<연합뉴스> 2016. 1. 5.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요즈음 포털 사이트를 보면 '걸 크러쉬'(girl crush)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소녀'를 뜻하는 ''(girl)'반하다'는 의미의 '크러시'(crush)의 합성어로, 여자가 반할 만큼 멋진 여성 연예인을 지칭할 때 흔히 쓰인다. 최근 여성 래퍼의 성행 등에 힘입어 부는 '걸 크러쉬' 열풍에는 어떤 소망 혹은 욕망이 숨어 있을까.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장은 신간 '덕후감'에서 대중문화를 우리의 정치·사회·경제와 관련짓는다. 대중문화는 결코 현실에서 떨어져 존재하는 '판타지'가 아니며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사회와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중문화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에서 달아나려는 소망을 재현한다. 예컨대 과거 큰 인기를 끌었던 '남자 셋 여자 셋'과 같은 캠퍼스 드라마는 현실과 동떨어진 '낭만적인' 캠퍼스 생활로 대학문화를 왜곡했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시청률이 높은 것도 시청자의 불안심리를 끊임없이 자극하며 그 속에 숨겨진 집단적 욕망을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가 큰 주목은 받은 배경에는 당시 전 지구적으로 전개됐던 정치경제적 변동, 즉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이 깔렸다. 책이 다루는 소재는 아이돌 스타를 향한 '팬덤'이나 '삼촌팬'과 같은 현상부터 각종 TV 드라마와 영화까지 다양하다. 대중문화라는 비교적 말랑말랑한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책이 말하는 바는 가볍지 않다.

 

저자는 "책을 보고 난 후 독자들에게 '''는 어째서 소망의 거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현실 속의 ''(소망의) 거울 속의 ''가 소망하는 것과 같은 소망을 품고 있은 걸까', '애초에 ''란 존재가 소망하는 것은 무엇일까'와 같은 질문이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2016. 1. 8


삶에 지친 사람들은 '판타지'에 몰입한다


우리가 견디는 세상은 브레이크 없이 질주 중이다. 새해가 왔다는 것만으로 느닷없이 희망적일 수 없는 이유다. 팍팍한 삶에 지친 사람들은 추억에 젖고 판타지에 빠져든다.

 

그래서 '대중문화는 현실을 재현하는 게 아니라 현실로부터 달아나고자 하는 소망을 재현한다.'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 소장은 '대중문화란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소망의 거울'(The Mirror of Erised) 같은 것'이라고 했다.('Erised'는 소망을 뜻하는 단어 'desire'를 거울에 비치는 것처럼 거꾸로 쓴 것이다)

 

그의 책 '덕후감'은 이 '소망의 거울' 대중문화에 숨겨진 정치적 무의식을 읽어냈다. 대중문화는 그저 판타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 경제, 사회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덕후'''을 뜻하는 '덕후감'은 대중의 집단적 욕망과 불안이 대중문화를 통해 어떻게 전도됐는지 짚어낸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에선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을 읽어내고, 영화 '귀여운 여인'에선 '기업 사냥꾼' 리처드 기어를 통해 신자유주의적 기업가 정신을 찾아내기도 했다.

 

영화 '써니''건축학개론', 드라마 '미생'에선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를 찾아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이 카피로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된'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영화 '건축학개론'. 저자는 이 영화에서 뜻밖에 1996년 여름 연세대 캠퍼스를 폐허로 만들었던 백골단의 대대적인 한총련 진압 작전의 흔적을 짚었다. 1996년 가을. 2학기에 어색한 '개론' 수업을 하는 대학. 수업 중 학교로 가는 동선의 끝 지점은 신촌 캠퍼스지만 영화 촬영 장소는 경희대 캠퍼스였다. 관객을 '첫사랑의 추억'에 젖게 해야 하는데 이 지독했던 여름을 이야기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학생운동은 연세대 사태 이후 완전히 내리막길을 걸었고 젊은이들은 표적을 잃었다.

 

저자는 드라마 '미생'도 판타지물이라고 단언한다. '사실은 있지만 현실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미생'''거짓'이 아닌 ''으로 사람들을 호도하는 새로운 수법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까지 한 것은 드라마에서 '미생이기에 더 많은 자기 계발과 자기 책임이 필요하다'는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읽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2PM의 박재범을 단 며칠 만에 미국으로 쫓아버린 '박재범 사태'에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강한 불만을 읽어냈다. '한국에서 돈 벌고' '그 인기로 덕을 누리면서' '다 해 처먹는'(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한국의 평범한 '흙수저'들을 비하했다고 여긴다면. 그게 누구든 상관없이 대중은 (사실 여부를 가릴 겨를 없이) 언제든 폭발할 준비가 돼 있다. 저자는 '이런 소망의 거울 속 나를 근심하고 진찰해 보자'고 권한다. '나란 존재가 진정 소망하는 것은 무엇일까' 되짚어보길 바라는 책. 김성윤 지음/북인더갭/324/15천 원. 강승아 기자 seung@busan.com

 

 

Comment

<덕후감> 저자 김성윤

2016.01.11 12:31 | Posted by 북인더갭

김성윤

 

생물학적 성장에 비해 사회적 성장 속도가 더디다. 그래서인지 문화의 시대라 일컬어졌던 옛날 옛적과 작별하지 못하고 이렇게 대중문화 비평집을 내놓고 있다. ‘덕후감이란 제목을 달긴 했지만 흔한 오타쿠 비평이나 문화주의적 비평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덕분에 의도치 않게 학문적 고독감(?)을 느끼는 중이다.


원래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대중문화에 관심이 더 많았다. 대중문화의 의미가 텍스트에만 있지 않고 독자, 관객, 시청자들의 해석 행위에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연히 관심이 텍스트에서 콘텍스트로, 그리고 사람으로 옮겨갔다. 대학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전공을 사회학으로 바꿨다.


현재는 중앙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에서 사회적인 것을 주제로 학위논문을 쓰고 있으며 올 여름 전에는 기필코 완성할 계획이다. 문화사회연구소에서 연구원 겸 소장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 18세상등이 있다.




 

Comment

대중문화라는 소망의 거울에서 정치적 무의식 들여다보기

 

청소년 하위문화를 파헤친 책 18세상을 펴내 화제를 불러온 저자 김성윤의 신작이다. 이 책은 일반적인 문화비평서와는 달리, 대중문화와 현실이 맺는 관계를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일관된 관점으로 서술한 매우 희귀한 시도를 담고 있다. 걸그룹에 내심 하앍하앍대면서도 사회적 참여를 시도하는 삼촌팬에서부터 무한도전의 시대사적 의미를 캐내는 무도빠에 이르기까지 우리 대중문화에 숨겨진 정치적 무의식을 밝혀낸 역작이다.

대중문화는 아마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소비되는 상품일 것이다. 응답하라 1988을 한 회라도 놓치면 어딘가 허전하고 K팝스타무한도전을 보지 않고는 세상에 나가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소녀들은 남성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팬픽을 쓰고 삼촌팬들은 남몰래 여성 아이돌을 훔쳐보기 일쑤다. 이렇게 우리 가까이에서 모든 일상에 스며들어온 대중문화지만, 정작 사람들은 그것이 우리의 현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 그것은 대중문화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판타지에 속하며, 그저 소비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서 달아나고자 하는 소망의 재현

그러나 덕후감의 저자 김성윤의 생각은 다르다. 사회학자로서 오랫동안 대중문화를 연구해온 저자는 대중문화는 결코 현실에서 떨어져 존재하는 판타지가 아니며,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의 정치와 경제, 사회와 관련을 맺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그 관계가 마치 토대와 상부구조라는 관념처럼 일대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대중문화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으며, 오히려 현실에서 달아나려는 소망을 재현한다고 말한다. 그 과정은 마치 꿈을 꾸는 것과 같다. 우리가 현실에서 피하고자 하는 것이 흔히 꿈에 나타나듯이, 대중문화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것들을 자주 재현한다.

가령 막장 드라마가 그렇다. 누구도 남편에게 버림받고 친구에게 배신당한 채 시어머니에게 내쫓김을 당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그런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 가능성은 아주 낮다. 그러나 이런 악몽 같은 상황은 우리의 불안심리를 끊임없이 자극하여 TV 앞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 말하자면 한 사회에 쉽사리 해결될 수 없는 모순이 있을 때, 대중문화는 그러한 모순을 불안과 같은 왜곡된 상징을 동원해서라도 드러내고야 만다. 이 책의 목적은 대중문화라는 집단적 욕망/불안 안에 감춰진 정치경제적 요인을 파헤치는 데 있다.

팬덤은 그렇듯 억눌린 욕망을 표출한 대표적인 사례다. 1990년대 중반 H.O.T.의 데뷔를 기점으로 우리 소녀팬들의 성적 지향은 응팔 세대의 하이틴 로맨스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남성 아이돌끼리의 동성애를 묘사하는 팬픽이 등장하며, 이는 남성의 몸을 시각적으로 소비하는 팬아트로 진화하더니 급기야 여자 아이돌에게 성애적으로 열광하는 걸크러쉬 현상으로까지 나아간다. 80년대의 시각으로 보면 지극히 불온한 이런 시도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저자는 소녀들의 팬덤이 전통적인 성적 구도와 시선에 내포된 권력관계를 전복한 중대한 사건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의 팬덤은 섹슈얼리티에 대한 우리들의 상식을 무너뜨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억압돼왔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1). 이렇듯 권위주의적 남성성에 기댄 섹슈얼리티가 무너지는 현상은 비단 여성팬덤만의 일이 아니다. 2008년 무렵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의 등장으로 새롭게 형성된 30대 중후반 남성팬을 일컬어 삼촌팬이라 부른다. 이 삼촌팬 현상을 두고 그간 경제위기에 따른 퇴행이라느니 어린 소녀들에 하앍대는 중년 남성에 불과하다느니 하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나 삼촌팬 현상은 엄숙한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세대가 비로소 친밀성을 회복하고 탈권위적 남성성으로 나아간 보기 드문 경우에 속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2).

그렇다면 잊을 만하면 터지는 연예인 관련 사건들은 어떤 집단적 무의식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2009년 한창 잘나가던 2PM의 리더 박재범이 한국인 비하 발언 때문에 순식간에 퇴출당한 사건을 바라보며 저자는 평등에 대한 요구를 읽어낸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람들은 애국주의를 내세우며 연예인을 몰아세우지만, 결국 그 이면에는 이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강한 불만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등에 대한 요구가 매번 협소한 애국주의로 빠지는 현상은 우리의 인식 가운데 여전한 정치사회적 한계를 반증한다(5).

 

신자유주의의 내면화와 정치적 저항

이 책의 한축이 사회정치적 문제에 닿아 있다면, 다른 한축은 경제에 닿아 있다. 특히 신자유주의를 뚫고 나가면서 대중문화가 어떤 심리적 상태를 내면화했는가 하는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 시작돼 논스톱시리즈까지 이어진 캠퍼스 드라마는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으로 대학문화를 왜곡시켜왔다. 그러나 이런 왜곡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면화다. 가령 대학생활의 치열한 경쟁체제를 재현한 드라마 카이스트노오력하는 세계관으로 재무장한 대학생활을 정당화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9). 1995년에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는 기업 네트워크가 어느 때보다도 발달했지만 아직 국가와 민족 같은 관념이 해체되지 않은 신자유주의적 미래를 예견했으며, 배트맨이 민중봉기를 때려잡는 사설용역으로 등장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공적인 것이 점점 사라지는 민영화된 세계의 상징으로 읽힌다. 한편 아이언맨은 무능력한 국가를 대신하여 이른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CEO가 새로운 영웅 대열에 합류하며, 어벤져스같은 영화는 이 모든 영웅(어번져)들이 합세해 구축된 반()국가화된 거버넌스를 웅변한다(10).

반면 K팝스타」 「슈퍼스타K같은 스펙터클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선택하고 판단하게 하는 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한다. 특정한 목적을 강요하지 않는 쿨한 여백으로 재미와 감동을 주는 무한도전은 형식과 권위를 무너뜨리면서도 정치적 위트를 놓치지 않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덕목을 갖추고 있다. 가령 10주년 특집으로 방영된 무인도 특집은 차가운 4월의 바다를 건넌다는 설정으로 세월호 참사의 잔상을 끼워넣기도 했는데, 이런 시도들은 정치적으로 무한증폭이 가능한 이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대중문화의 도전에 신경질적 반응(경고조치)을 보이는 기관에 대해 그저 도덕성으로 맞서는 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정치적 순진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는 비판한다(11).

문화와 관련된 사회학적 분석이 돋보이는 글들도 있다. 하인스 워드 신드롬을 바라보며 다문화주의의 도래와 그 한계를 지적한 글(8), 소비문화를 통해 계급문화와 공공성이 재구성된 면면을 밝혀낸 글(3·4), 이른바 있어 보이는 영화에 숨겨진 대중문화의 판타지를 분석한 글(6), 민족주의가 시효를 다해가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사회보장체제가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일어난 비극으로서의 숭례문 방화사건을 다룬 글(7) 등도 경청할 만한 논의를 담고 있다

Comment

이전 1 다음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