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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하나로 박원순 시장을 만나다

역경을 딛고 상우일기펴낸 슈퍼블로거 권상우 군

 

 

1998년생, 겨우 17살의 나이에 상우일기(북인더갭)라는 단독 저서를 펴낸 권상우 군이 614일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시장을 만났다. 이번 만남은 권상우 군이 중학교 2학년 때 최연소 슈퍼블로거로 1일 서울시장을 체험한 것이 인연이 되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상우 군을 다시 집무실로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권상우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일기를 블로그에 올려왔으며 성인 작가 못지않은 아름다운 문체와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한때 하루에 천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블로그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된 상우일기는 블로그에 공개된 6백여편에 달하는 일기 중 작품성이 뛰어난 1백여편을 엄선한 것으로 어려운 가정형편과 왕따라는 위기를 극복하며 씩씩하게 자라온 상우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상우일기속에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역경들이 담겨 있다. 상우 가족은 홍대 앞에서 커피전문점을 시작했다가 불과 10개월 만에 재건축 통보를 받고 가게를 비워야 했던 쓰린 경험을 갖고 있다. 1억이 넘는 돈을 손해보고 길거리에 나앉을 뻔한 상우네 가족을 주변 상인과 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쳐 강제철거를 막아냈고 이때 상우가 쓴 일기는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에게 큰 위로를 주기도 했다(상우일기6). 


또한 상우는 같은 또래보다 엉뚱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한 적이 있었다. 친구들은 이런 상우를 미친놈, 재수없는 놈이라고 놀렸지만, 오히려 상우는 이 친구들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가 잘못된 것이며 학생 입장에서도 왕따를 이겨내려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때 상우는 왕따가 없는 양주의 초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2시간이 넘게 지하철을 타고 통학하기도 했다.


이날 만남에서 박원순 시장은 어린 나이에 책을 낼 정도로 뛰어난 상우의 글솜씨와 성숙한사유를 칭찬했다. 특히 박시장은 세월호에 대해 상우 군이 쓴 일기를 주목하며 사회에 대한 정의감이 강하니 꼭 정치를 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상우 군은 이 일기에서 바다에 가라앉는 수많은 사람 중에 단 한 명도 건져내지 못하는 국가에 분노해 손에 피멍이 맺힐 정도로 벽을 내리쳤다고 쓰고 있다. 또한 박시장은 지성인이 되려면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꼭 성공해서 노벨상을 타는 작가가 되라고 덕담을 건넸다.


권상우 군은 이날 상우일기를 전달하면서 끝없이 구르시는 시장님께는 어떤 이끼도 들러붙을 수 없습니다라는 글귀를 적어 박시장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또한 시장님께서 재선되셔서 좋은 세상이 올 것 같고, 저 같은 고등학생도 마음 놓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화답했다




만남을 마친 후 상우 군은 박시장이 어린 학생이 책 낸 것이 기특해 마냥 좋아하는 시골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어서 편안했다면서 대화 내내 주름살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그 특유의 하회탈 같은 웃음으로 맞아주신 시장님께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만남은 서민의 벗으로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시장이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도 책을 출간한 한 소년에게 큰 용기를 준 훈훈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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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한줄 쓰는 습관이 인문학의 시작입니다

김실땅

 

 

 

상우일기는 권상우라는 학생의 일기입니다. 일기이니까 당연히 1인칭으로 아주 사적인 것들을 기록했습니다. 상우일기를 읽다 보면 티슈 한통이 비워질 만큼 뜨거운 눈물을 흘릴 때가 있고, 어린아이다운 순진함에 낄낄 거리지 않을 수 없으며, 단순하면서도 엉뚱한 그림을 보면서는 빵 터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카타르시스를 느낀 후 나의 일상에서 그 잔향을 편안하게 되새기는 까닭은 상우가 기술로만 글을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우일기의 상우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갔고, 어려운 수학 문제도 배웠고, 집에 와선 동생과 싸웠고, 엄마에게 야단도 맞았습니다. 또한 책을 당연히 좋아했고 맛난 음식을 먹어치우는데도 선수였으며 피아노 연주도 즐겼습니다. 하지만 한동안 친구 없이 학교를 다니며 외로움에 치를 떨었고, 부모님 하시는 일이 세상의 폭력 앞에 무너질 때 어린 상우는 휘청거렸습니다. 상우는 치명적인 상처를 받았고, 눈물 흘리며 분노했습니다. 그러나 상우는 피하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하여 어린아이의 가슴이 만신창이가 되도록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아이들은 모두 상우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다만 우리가 아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어른인 내 목소리만 높였기 때문에 내 아이가 다른 집 아이보다 못하다는 강박증에 시달리지 않나 싶습니다.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걱정하며 또한 친구를 배려하고, 약한 사람 편에 서서 같이 울어 주고 도와주는 아이들이 바로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상우일기를 통해 폭력적일 만큼 과열되었던 세상의 논리로부터 다함께 자유로워지길 바랍니다. 다들 인문학에 열을 올리는 요즈음 진솔하게 일기 한 줄 쓰는 습관이 바로 인문학의 시작이요 마지막임을 다함께 통감하길 또한 바랍니다. 아울러 세상의 아이들을 바라보며 너를 아이다운 아이로 키우신 네 부모님은 어떤 분이니?’ 라는 축복과 찬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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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태어난 상우일기

2014.06.10 10:27 | Posted by 북인더갭

<책으로 태어난 상우일기>

2014.06.10 화요일


내 책상엔 지금 엄청나게 스펙타큘러한 선물이 놓여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인 지금까지, 우여곡절 끝에 운영해왔던 <상우일기> 블로그가 책으로 태어난 것이다!


'틈 속에서 길어올린 고통의 책'이라는 슬로건의 독립 출판사 북인더갭에서, 안병률 대표님과 김남순 실장님! 문학가 부부이자 최고의 책 만들기 전문가인 두 분께서 따뜻한 마음을 모아, 드디어 예쁜 책으로 태어나게 해주셨다.


또 <상우일기>의 표지 디자인은 미국에 사는 황은정 작가님께서 그려주셨다. 얼굴을 뵌 적은 없지만, 내가 블로그에 그렸던 그림들보다 훨씬 기발하고 통통 튀어서 왠지 낯설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책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이명호 사진작가 아저씨께서 나를 모델처럼 찍어주신 사진도 쑥스럽게 웃고 있다.


작년 봄, 북인더갭으로부터 상우일기를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편지를 받고 순간 어안이 벙벙했었다. 블로그에 일기 글을 쓰면서, 어른이 되면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글을 써서 책도 만들어내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한 적은 있었는데, 막상 출판 제의를 받으니 나와 내 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내가 책을 낼만한 자격이 있는지, 나는 아직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글도 좀 두서없는 것 같고... 하지만 책을 내기로 한 것은 정말 잘한 일 같다.


자신감이 없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 나를 흐뭇하게 여긴 계기가 되었고, 한갓 꼬마의 일기를 책으로 발간하려는 북인더갭의 용기와 선택을 믿었다. 두 분이 아니었다면 블로그 <상우일기>가 어떻게 더 큰 세상과 만날 수 있었을까? 평생을 두고 감사한 마음이다. 얼마 전 엄마가 실장님을 만나 짜장면을 먹었는데 실장님께서 그러셨다고 한다. 인문학의 시초는 어린 시절의 한 줄 일기 쓰기에서 출발한다고! 나는 그 얘길 전해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


책으로 태어난 <상우일기>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썼던 일기 글이 등장하면서 막이 오른다. 그리고 현재 고등학교 1학년, 대한민국을 분노와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비극을 겪은 5월 어느 봄날로 마무리된다. 비극은 아직 현재진행형 중이고 17년 동안 내 또래의 가난한 아이들이 그렇게 살아왔듯이, 철없고 꿈많은 어린 시절을 지나 절망의 늪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던 어두운 사춘기를 거쳐, 거의 웃음을 잃어버린 표정 앞에 <상우일기>는 책으로 태어났다. 그동안 괴롭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블로그에 일기를 쓰면서 진심으로 담고 싶었던 것을 생각해본다. 그건 아마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애착이었고, 그 속에서 살아 뒹굴고 숨 쉬고 있다는 확인과 위로였음을 생각하니, 왜 이상하게 가슴이 아파지는 걸까?


나는 <상우일기>를 꼭 끌어안고 내가 <상우일기> 시대 전, 처음 일기 글을 썼을 때의 어린 시절로 시간여행을 하려 한다. 어린 시절의 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 같았고, 흡수력이 좋은 스펀지 같은 아이였다고 한다. 사실 내가 맨 처음 일기를 썼을 때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가장 처음의 기억이라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토이스토리 캐릭터가 그려진 어린이용 공책에 엄마와 같이 붙어 앉아 연필을 잡았던 기억이다. 그런데 그 내용은 별다른 것이 없었다.


주로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옮겨쓰거나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쓰거나였는데, 예를 들면 '나무에서 산소가 나서 내가 감기 다 나았어요.', '엄마, 머리 떼라, 머리가 너무 많아서 아이스크림 같애.', '우리 집은 우주선이고 바깥은 넓은 우주 같습니다~' 뭐 이런 문장들이었다. 엄마는 맞춤법은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셨다. 그저 내가 글을 옮기면 뭔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것처럼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표정이 한층 젊어지셔서 그게 참 기분이 좋았다. 나는 그 어린 나이에도 내가 쓴 글이 유치하다고 생각했지만, 서툰 연필 글씨체로 엄마의 환한 얼굴을 등불 삼아, 내가 한 말이나 생각을 글로 띄엄띄엄 열심히 옮겨적었었다. 그래서 아직도 어린 시절의 모든 기억은 낡은 나의 일기장을 통해 다시 만나고는 한다.


늦잠을 자 미술학원 버스를 타지 못해서 작은 다리 작은 걸음으로 학원까지 걸어가며 모든 길을 눈 속에 넣어두었던 기억이 일기장에 어설픈 문장으로 남아 있고, 비 오는 날 학원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까닭 없이 울음이 터져 기사 아저씨와 선생님을 당황하게 했던 기억이, 너덜너덜한 일기장에 눈물처럼 비 온 날의 감성으로 남아 있다. 흘러가면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들이, 우리 앞에 놓인 절망의 길이 얼마나 멀지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짧지만 완벽했던 행복의 시간들이, 단어나 글자 몇개, 몇개의 문장을 통해서 지금의 커버린 나와 다시 마주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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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문학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진솔하고 아름다운 문체, 독특한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빛나는 일기가 출간되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 재학중인 블로거 권상우가 초등학교 때부터 써온 이 일기들은 일기도 하나의 문학이자 인문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른바 세월호 세대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 후반생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보고 느낀 일상의 아름다움과 폭력, 희망과 절망을 감동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세월호 세대가 전하는 대한민국의 일상

지난 416일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가장 비참한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그간 여러 끔찍한 사고가 있었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는 사망·실종자의 상당수가 아직 꿈도 펼쳐보지 못한 10대 학생들이었다는 점에서 씻을 수 없는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참사가 있기 전까지는 그저 꽃다운 나이의 청춘이었던 이들 10대들은 단번에 하나의 불행한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세월호 세대라 할 수 있는 이들에게 가족은, 친구는, 학교는, 그리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상우일기는 세월호 세대가 펴내는 슬프고 아름다운 문학작품이자 소중한 증언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아니라면 이 일기조차 하나의 잘 쓴 글로 남았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세월호 때문에 우리는 이 일기를 그저 평범한 일기로 볼 수 없습니다. 이 일기는 IMF 구제금융 시대에 태어났고 멋모르고 대한민국~’을 외쳤으며 불평등하고 폭력적인 사회에서 고통당한 세대의 증언이며 또 그럴 자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자 권상우는 1998년에 태어났습니다. 이맘때 태어난 누구와 마찬가지로 상우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갔고, 어려운 수학 문제도 배웠으며, 집에 와선 동생과 싸웠고, 엄마에게 야단도 맞았습니다. 또한 책을 좋아했고 맛난 음식을 먹어치우는데도 선수였으며 피아노 연주도 즐겼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상우는 초등학교 때부터 꼬박꼬박 써온 일기를 상우일기라는 블로그에 올렸으며 이 일에 자신의 존재를 걸 만큼 몰두해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일기가 하기 싫은 숙제에 불과하다면, 상우에게는 자신의 문학적 상상력을 맘껏 표현하고 인문학적 사유를 펼치는 넓은 운동장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가 주목할 만한 내용은 상우는 늘 친구를 원했고, 또 좋은 친구 곁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는 점입니다. 상우가 친구들에게 그리 평범해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반면 오른손이 어느 손인지 모를 정도로 엉뚱한 아이였으니까요. 이런 상우를 보고 어떤 친구는 외계인이라며 손가락질했고 그리하여 상우는 신도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게 됩니다. 상우는 친구들끼리 몰려가는 뒷모습만 봐도 눈물이 날 정도로 외로움에 치를 떱니다. 하지만 이런 상우에게도 단짝이 생깁니다. 우석이라는 용기있는 친구는 자기도 왕따를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상우에게 손을 내밀고 기꺼이 친구가 되어줍니다. 상우는 우석이가 어른스럽게 끓여내는 라면을 같이 먹으며 어느 전쟁통에 자기가 우석이 동생이 되어 함께 피난을 가는 즐거운 상상에 빠집니다.

신도시에서 양주의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상우에게 또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이 학교 아이들은 굴렁쇠를 가지고 놉니다. PC게임과 공부에만 몰두하던 상우의 손을 잡아 기꺼이 놀이에 끼워줍니다. 상우는 눈을 맞으며 신나게 눈싸움을 하고 눈부신 자연 속에서 지칠 때까지 뛰어놉니다. 더이상 자기를 미친놈이나 재수없는 놈이라고 부르는 친구가 없는 학교가 좋아서 상우는 서울로 이사를 온 후에도 6개월 동안이나 지하철을 타고 통학을 합니다.

 

세상의 폭력에 맞서는 가족과 사회의 힘

친구와 함께 상우를 세계에 묶어준 또하나의 존재는 바로 가족이었습니다. 상우는 가족의 따듯한 품을 누구보다 사랑한 아이였습니다. 때로는 엄마의 심한 꾸지람을 듣고 가출을 결심하기도 하지만 이내 자기를 꼭 끌어안아주는 엄마 품으로 돌아옵니다. 한여름 열대야 속에서는 마루에 얇은 이불을 깔고 네 가족이 함께 더위를 이기며, 공원에 가서는 황금빛 나뭇잎을 햇살 속으로 던지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때론 머리를 짧게 깎기 싫어하는 자기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빠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가족은 자기가 뭘 잘해서가 아니라, 그 존재만으로도 사랑을 준다는 사실을 차츰 깨달아갑니다.

비록 가난하지만 다정한 가족의 품에서 꿈을 키워가던 상우에게 뜻밖의 재앙이 닥쳐온 것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입니다. 부모님께서 어렵게 창업한 커피전문점이 재건축 때문에 그만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상우 가족은 마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난장이 가족처럼 모든 것을 잃고 거리에 나앉을 처지에 놓입니다. 상우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이 기구한 폭력의 그림자에 절망 직전에 이르고 맙니다. 그러나 상우의 부모님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도움을 구합니다. 많은 시민단체 및 주변 상인들이 모여듭니다. 그들은 상우네 가게를 강제 철거에서 지켜냅니다. 비록 이 사회의 제도와 폭력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이 사건은 상우에게 사회의 힘을 깨닫게 합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사회의 힘으로 일궈낸 것입니다. 이 일로 아버지는 세입자의 권익을 위한 시민단체의 대표로 일하게 되었고, 만신창이가 되었던 가족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기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416일 참담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상우의 분노가 다시 폭발합니다. 바다에 가라앉는 수많은 사람 중에 단 한 명도 건져내지 못하는 국가에, 또한 이를 덮으려고만 하는 언론에, 아직도 실종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하는 이 사회의 비정함에 상우는 손에 피멍이 맺힐 정도로 벽을 내리칩니다. 그리고 이 기성사회에 아무런 희망이 없음을 토로합니다. 희망은 오히려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을 어기는 자들에게, 곧 이 일을 통해 뼛속 깊이 각성하게 될 자신과 같은 세월호 세대에게 있음을 자각하며 앞으로 절대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다짐을 마지막 일기에 남깁니다.

상우일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아프게 깨닫는 바는 이번 참사로 희생당한 학생들을 포함해 우리 주변의 아이들은 상우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걱정하며, 또한 친구를 배려하고 약한 사람 편에 서서 같이 울어주고 도와주는 바로 우리의 아이들입니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이 아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내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못하다는 강박증에 아이들을 윽박지릅니다.

상우의 일기를 읽다보면 티슈 한통이 비워질 만큼 뜨거운 눈물을 흘릴 때도 있고, 어린아이다운 순진함에 웃음이 터져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런 위로의 과정에서 폭력적일 만큼 경쟁적인 논리로부터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길 기대합니다. 또한 진솔하게 일기 한줄 쓰는 습관이 바로 인문학의 시작임을 통감하길 바라며 어른들과 함께 힘겨운 삶을 살아온 세월호 세대의 눈물과 고통에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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