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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문화사색에 소개된 <18세상>

2014.03.10 16:54 | Posted by 북인더갭

MBC 문화사색에 소개된 신간 <18세상>


동영상보기-> 클릭


가출팸, 알바, 중2병. 은어, 알몸졸업식 등 꼬일 대로 꼬인 청소년 문화를 직시한 책이 나왔습니다. 

몸과 마음은 성인 못지않지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없는 역설적인 세상. 

10대의 실상을 저자는 그들의 언어와 눈높이로 꼼꼼히 풀어냈습니다. 

만 18세 미만 청소년을 압박하는 인권현실을 꼬집은 책입니다. 


MBC '문화사색' 3월 10일 방영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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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7일 금
이재용이 만난 사람

김성윤 <18세상> 저자 & 문화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방송듣기-->클릭(3월 7일 방송)

김성윤연구원.

싱글맘의 아들로 태어나 한창 말썽을 피다가 고때 어머니의 생애사를 듣고서야 조금씩 얌전해졌다그래도 놀던 가락은 어쩔 수 없어서 영문학을 전공한 주제에 셰익스피어보다는 드라마나 영화를 더 좋아했다어떻게 하면 더 잘 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특이한 케이스평생 2의 시달림을 받았는데대학 때는 취업을 거부하겠노라 너스레를 떨었고 졸업 후에는 재야 학자가 되겠다면서 설레발을 치기도 했다그런 생각 끝에 들어간 곳이 서울문화이론연구소(현 문화사회연구소세미나팀이었다하지만 허세 부리기보다는 글을 좀더 체계적으로 쓰는 법을 익히고 싶어서 결국에는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청소년 문화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싶었지만 더 쓰고 싶은 다른 주제가 생겨서 포기했다그 대신 2011년 한겨레 21에 김성윤의 18세상이란 칼럼을 연재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현재는 중앙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에서 학위논문을 쓰고 있으며문화사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 중. *현 _중앙대한예종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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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뉴스에 소개된 <18세상>

2014.02.12 11:37 | Posted by 북인더갭


[18세상] SBS 뉴스 소개!


동영상 링크


어른들은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요즘 10대들의 문화를 파헤친 책입니다.


랩 가사처럼 운율을 맞춘 부제에서 느낄 수 있듯이, 10대들의 속내를 어른들이 아는 언어로 재단하려 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미덕입니다.

노스페이스 패딩이 사실은 '가상 알통'일 수 있다는 등, 10대 문제를 보는 새로운 해석을 다수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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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제에 던지는 질문

2014.02.10 10:29 | Posted by 북인더갭

내가 청소년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수능이 끝나고 등촌동 영구임대아파트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기억 가능한 시간의 대부분을 산동네에서 살다가 아파트에 들어갔으니 새롭다면 새로운 경험이었다.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나는 수업을 빼먹고 아파트 근린공원에서 농구공을 튕기는 게 일상이었다. 그곳에서 두 친구를 알게 됐다. 한 친구는 일찌감치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던 현광이, 다른 친구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꿈꾸며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던 우현이라는 녀석이었다. 지금은 잘 살고들 있을지….

 

셋이 농구를 하면서 조금씩 친해졌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주로 현광이가 말을 했고 난 맞장구를 쳤으며 우현이는 잠자코 듣기만 하는 편이었다. 서울 여러 곳에 산재해 있던 빈민촌 출신 아이들이 어느 순간 한 지역에 살게 되면서 빚어지는 풍경은 흥미로웠다. 말 그대로 무주공산. 누가 최고의 총잡이인지 또 누가 보안관인지조차 결정되지 않은 초기의 서부 개척지 같은 모습이었다.

 

그때를 다시 생각해보면 현광이와 우현이는 내가 겪은 청소년 시기를 다시금 보게 한 친구들이자 일종의 이념형적 모델이었다. 1990년대 초・중반만 해도 교실에는 최소 두가지 회로가 작동했다. 날라리와 범생이. 현광이는 가래 섞인 침을 내뱉을 때 그 점도에 따라 문화자본이 나뉘는 날라리 회로에 있었고, 우현이는 성적표의 석차라든가 즐겨 듣는 음악 취향과 CD 개수로 문화자본을 추구하는 범생이 회로에 있었다. 고2 때 엄마 말을 듣고 소위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나는 그 두 회로를 왔다갔다 한 경우였다. 물론 「돼지의 왕」(2011)에서처럼 이 모든 곳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모두의 경외를 받는 녀석들도 드물게 있었을지 모르겠다.

 

교실 생태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대략 1990년대 후반부터였던 것 같다. 기존의 날라리는 개날라리(또는 양아치)와 날라리로 세분화됐다. 이전의 날라리는 학교 규범으로부터 벗어나 소위 일탈 기미가 있는 친구들을 일컫는 말이었지만, 이때부터 날라리란 말에는 ‘공부도 좀 하고 놀 줄도 아는 녀석들’이란 뜻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놀기만 하는 친구들은 양아치에 준하는 것쯤으로 치부됐고, 범생이는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녀석들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런 양상이 보편적이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의미심장한 조짐이었던 것만큼은 분명하다. 언어가 복잡해졌다는 건 그 말들이 가리키는 현실도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날라리-범생이 시절엔 현광이도 우현이도 나름대로 권력을 가질 수 있었다. 현광이는 현재의 권력을, 우현이는 미래의 권력을 가진 셈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현광이와 우현이를 섞어놓은 녀석들이 힘을 쓰기 시작했고 순수결정체로서 현광이와 우현이는 일종의 예외상태에 처하게 됐다. 개날라리는 건드려봤자 폭탄이니 예외였고, 찌질한 범생이는 건드려도 무방한 예외였다. 이 시기에 왕따와 같은 ‘괴롭힘’ 문화가 대두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변화는 어떻게 해서 나타났을까. 입시전형이 다변화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놀아도 대학으로 가는 길이 열려서일까. 아니면, 또래들 사이에서 공부를 잘하는 것이야말로 ‘간지’나는 권력으로 인정받는 문화가 생겨서일까. 그도 아니면, 청소년문화에 고민상담이라는 명목으로 교사 같은 외래종이 끼어들어 그들 고유의 생태계가 교란돼서일까. 그도저도 아니라면,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서 부모의 계급적 위치가 또래들의 권력관계에 고스란히 반영돼서일까—예컨대, 서울대생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 강남 출신이라는 것쯤은 그들도 이미 알고 있다.

 

또래권력에서 성적이 중요해졌다는 건 의미심장한 변화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러한 변화의 조짐들이 최근 청소년문화의 주된 특징이라는 데 있다. 수년간의 ‘생태계 교란’을 거치면서 이제 교실에는—어딘가 익숙하지만—새로운 두가지 회로가 자리를 잡은 듯하다. 어떤 책에서는 이를 두고 ‘널브러진 애들’과 ‘공부하는 애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2 물론 학교 바깥의 청소년들도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이 두 그룹이 오늘날 청소년문화에서 대표적인 이중회로를 이루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필자는 이러한 표현에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청소년문화를 더이상 날라리와 범생이의 구도로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종의 중대한 사실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날라리-범생이’ 구도는 말만 보면 서로가 동등한 관계라는 점을 연상시킨다. 날라리는 놀고 싶어 놀고 범생이는 공부하고 싶어 공부한다. 그에 반해 ‘널브러짐-공부열심’이라는 구도에는 이 두 그룹이 서로 동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날라리가 노는 걸 좋아한다는 능동적 의미를 갖는 데 반해, 널브러진 애들은 ‘공부를 못해(또는 안해)’ 널브러졌다는 식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널브러진 애들이 실제로 무기력한 아이들인지, 공부하는 애들과 정말로 동등하지 않은 녀석들인지를 두고 왈가왈부하지는 말자. 이 둘이 동등하지 않다는 전제가 사람들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바로 이 사실이 중요하다. 공부가 싫어 자발적으로 널브러짐을 택한 경우도 있을 테고, 또한 학교가 아닌 다른 시공간에서는 엄청난 활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을 테지만, 어쨌든 이들이 공부라는 1차 관문을 앞에 두고 널브러져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인 것만큼은 사실이다.

 

어떤 독자는 공부가 중심적인 가치였던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되물을 법도 하다. 그러나 공부의 반대말이 ‘노는’ 것이 아니라 ‘널브러진’ 것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사소하다고 볼 수 있을까.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더 억압적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개선됐다고 볼 증거는 희박하다. 오늘날에는 아이돌이나 ‘패션왕’으로서 선망의 대상이 되지 않는 이상 오로지 공부 잘하는 것이 지배적인 덕목이다.

 

역설이 아닐 수 없다. 한국사회가 발전하고 있다는 믿음과 달리, 10대들의 삶의 조건은 전체주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주의라 하면 억압적인 권력 같은 것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부라는 것을 우선으로 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주의적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그것도 자율적으로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을 ‘18세상’으로 삼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역설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한 욕설, 어쩌면 역설 그 자체. 18세상이란 말이 단순한 욕설처럼 들릴 수도 있다. 물론 그런 느낌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사실 이 말은 청소년 인권운동가들이 만 18세 미만의 역설적인 인권현실을 꼬집기 위해 만든 표현에서 빌려온 것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이런 계좌수표’라든가 ‘이 십장생’이라면서 검열을 피해가듯이, 18세상은 욕지거리를 이용해 풍자와 해학을 담아낸 표현이다.

 

오늘날 청소년문화는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역설투성이다. 몸과 정신은 성인 못지않은데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없는 상황, 성장을 돕는다지만 사실상 속박만 일삼는 가족과 학교라는 제도, 어른이 되고 싶지만 정작 그 방법을 알 수 없어 표류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 그 자신들, 그리고 그들을 억압함으로써만 우리네 사회체계가 유지된다는 불편한 진실 등등. 엄숙한 꼰대는 물론이고 열받은 10대들에 의해, 그리고 그들이 불안하게 제휴함으로써 꼬일 대로 꼬인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18세상의 실체다.

 

그런데도 대개의 사람들은 청소년문화를 이해하고 싶다면서 정작 낡아빠진 렌즈와 잣대를 들이대곤 한다. 1980~90년대의 좌표를 가지고 2010년대를 온당히 측정할 수 있을까. 현실은 이미 저만치 달아나 있는데 말이다. 청소년은 집중력이 부족하고 이성적 판단력이 모자라며 사회화가 덜 됐다는 편견은 결국 그들이 내는 목소리를 잡음이나 군소리 정도로 치부하게 만든다.

 

예컨대, 노스페이스 패딩 열풍이 불었을 때 이를 단순히 과시적 소비나 유행추종 현상으로 재단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선입견에서 비롯된다. 이 같은 진단들은 일종의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과시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소비적이며 유행을 추종하기 때문에 유행이 나타났다니. 학교폭력 문제는 또 어떤가. 학교폭력이 횡행하는 이유는 그들이 폭력적이기 때문이란다. 심지어, 청소년 자신들조차 자기 자신들의 문화를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걸 볼 때면 솔직히 화가 치밀어오를 때가 있을 정도다.

 

결국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데 그치곤 한다. 청소년문화의 새로운 요소를 알고 싶다면서 낡은 인식틀을 들이대다니 이게 무슨 경우인가. ‘나는 그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어’라는 기만은 청소년들을 미성숙한 존재로 결박시킬 뿐이다. 이 또한 18세상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은 온갖 역설들로 꼬여 있는데 그 암호를 풀어내는 독법은 오히려 그 같은 역설을 더 복잡하게 만들뿐더러 사실상 문제를 봉합하고 은폐하는 데 기여한다.

 

이 책은 바로 이와 같은 이중 삼중의 아이러니를 파헤치기 위해서 시작됐다. 이미 알고 있는 걸 굳이 반복하지 않으면서 현실을 따라잡아보자는 생각에서 말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제안된 이해방식이 청소년문화에 대한 정답이라 우길 생각은 전혀 없다. 필자 역시도 모르는 것투성이고 언제나 헤매는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은 질문을 만들고 더 깊은 의문을 제시하는 것이다.

 

모름지기 진정한 앎이란, 익숙한 전제에서 시작해서 사실들을 끼워 맞추거나 관찰된 사실들을 추린 다음 엔터키를 쳐서 결과를 산출하는 식으로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상식적 전제가 잘못됐을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낯선 사실들이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렇기에 청소년문화를 따라잡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답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창조적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도전적 가설들을 던질 수밖에 없다. 필자가 좋아하는 어떤 구절을 인용하자면, ‘불가능하지만 불가피하기 때문에 해야 하고, 불가피해서 하고 있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 서술되는 내용들은 그런 의미에서 정답을 보여준다든가, 대안을 제시한다든가 하지 않는다. 정답과 대안이 있으면 여러 독자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럴 능력도 없고 또 그럴 의사도 없다. 그저 독자들에게 청소년문화에 대한—새로운 정보가 아니라—새로운 인식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이 책이 얼마나 실현하고 있는지는 솔직히 확신하기 어렵다. 그래도 본문의 흐트러진 글들 속에서 필자의 취지에 공감해주고 거기서 자극을 받아 더 많은 ‘풀리지 않은 의문과 정답 없는 질문’이 만들어질 수 있다면 바랄 게 없겠다.

 

독자 여러분이 마음 가는 대로 골라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 책이 그리고 있는 지도와 나침반을 공유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본문은 크게 3부로 구성했다. 1부 ‘일상 기록’은 오늘날 대다수 청소년들이 공유하는 문화적 조건들을 다뤘다. 오늘날 다변화된 입시문화 속에서 10대들은 어떤 주체로 성장하고 있을까(4장과 5장). 갈수록 늘고 있는 알바 경험과 ‘노스 패딩’으로 대변되는 소비생활 그리고 일상화된 은어문화 속에서 어떠한 코드들을 소비하고 또 생산하고 있을까(1~3장).

 

1부가 청소년문화의 일반적 조건을 다루고 있다면, 2부 ‘일탈 기록’에서는 지배적 규범에서 벗어난 관행들, 그중에서도 또래 내부에서조차 특이하게 여겨지는 문화현상들에 주목하고자 했다. 위조 주민등록증과 날로 진화하는 화장품 그리고 전자담배 같은 아이템들(6장), 성행위나 가출 그리고 알몸졸업식처럼 소위 청소년답지 못한 일들(7장~9장)은 왜 나타나며 그 효과는 무엇일까. 아울러 또래 내부에서조차 배제된 영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타쿠쯤으로 치부되는 세계관으로서 ‘중2병’ 현상(10장), 그리고 우리들 중 거의 누구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이주배경 청소년(11장) 등이 대표적인 경우라 할 것이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암묵적 메시지가 무엇인지 살피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3부에서는 청소년문화를 둘러싼 담론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록의 기록’이란 제목을 붙인 것은 청소년 ‘문제’만큼이나 청소년 문제를 ‘문제화’하는 방식도 문제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 시작은 청소년을 미성숙하다고 보는 관점에서부터다(12장). 질풍노도의 시기기 때문에 폭력을 휘두르고 게임에 빠진다는 논리는 우리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리가 아닐까 싶다(13장과 14장). 그 사이에 청소년의 인권이란 말할 수 없는 문제가 돼버리기 일쑤다. 그래서 마지막 두 장에서는 교육문제에 대해서 언급했다. 청소년 인권이 가장 억압되는 장소가 학교일 뿐만 아니라,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교육현장부터 다시 읽어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은 원래 『한겨레 21』에 연재했던 ‘김성윤의 18세상’이 모태가 됐는데, 집필 기회를 제공해주고 근사한 제목을 붙여준 신윤동욱 기자와 편집부에 감사를 드리는 게 먼저일 것 같다. 2백자 원고지 10매짜리 조각 원고를 단순히 보완하는 선을 넘어서 40~50매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거의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그 사이에 달라진 현실을 담아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 버거움을 핑계삼았던 지난 2년의 게으름을 묵묵히 참아주고 오히려 성원을 보내준 북인더갭의 안병률 대표와 김남순 실장께도 감사를 드린다.

 

물론 누구보다 감사 인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모든 문제의식의 시작이 됐던 현광이와 우현이다. 그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청소년문화에 대한 나의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논술강사 시절 이런저런 수다를 나눴던 친구들, 방과후 학교에서 만났던 한서고등학교 친구들, 1학년 때부터 철없는 선생에게 도발을 당해서 괴로웠을 대학 새내기들, 뜬금없는 질문에도 당돌하게 응답해줬던 거리의 친구들, 그리고 깊은 교류는 없었더라도 존재 자체만으로 좋은 버팀목이 돼준 청소년 인권활동가들…. 알게 모르게 그들을 통해 이 책의 아이디어를 얻었기에 그들에게 감사하고 한편으론 미안하다.

 

문화사회연구소와 대학원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들은 여러모로 부족한 필자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지를 아끼지 않았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나를 지도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는 감사의 마음을 이루 다 표현할 길이 없다. 학자적이고 선비 같은 풍모를 따라가기엔 미약하고 경솔하기만 한 제자지만, 내가 조금이나마 학문적으로 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분들 덕택이었다.

 

이 책이 내 이름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 모든 이가 함께 만든 책이나 다를 바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 거듭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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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월 8일자

 

10대가 ‘노페’에 빠지는 까닭은?

 

10대 청소년들은 왜 노스페이스(이하 노스) 패딩을 입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어른은 별로 없다. 그저 소비사회의 한 현상으로 일축할 뿐이다. 그러나 10대의 입장에서 이에 대해 답하려면 보다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저자는 노스 패딩의 올록볼록한 알통에서 청소년들이 욕망하는 남성성을 읽어낸다. 흥미있는 관찰과 해석이다. 그것은 입시전쟁터로 변한 교실 생태계의 현실을 반영한다. 성적만으로 먹이사슬의 위에 서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면 적어도 나를 지켜줄 다른 보호색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애초에 노스 패딩은 빈약한 몸매를 보정하기 위한 남성적 아이템으로, 풍성한 상체를 부각해 상대적으로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올록볼록 패딩은 일거양득이다. 남성적으로 강해 보이려는 욕망을 채워주는 동시에, 날씬하고 매력적인 여성성까지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아이템인 셈이다. 저자는 이런 해석을 내놓는다. “노스 패딩 현상에는 과잉된 남성성과 여성성을 매개로 ‘평등-자유’를 갈망하는 10대들의 모순된 욕망이 얽혀 있다.”

 

이 책은 10대들의 내면을 읽어내는 인문서다. 오늘의 10대들이 처한 현실을 뻔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창조적으로 해석하려 한다는 점에 책의 미덕이 있다. 돌이켜보면 10대들은 어른의 훈계를 받아들여야 하는 미숙한 존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TV 뉴스에서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대체로 어른들의 시각과 상식에 근거하고 있으며 문제의 선정적인 측면을 부각해 청소년들을 부정적 존재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문제와 맞닿아 있는 청소년 문제의 본질은 잊혀지거나 외면당하기 일쑤다. 저자는 기성세대의 그런 입장과 태도에 대해 “문제의 본질이 사회적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회피함으로써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일탈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알려진 10대의 문화는 이 사회가 구축한(혹은 구축당한) 문화의 거울이며, 그리하여 환자도 사이코도 범죄자도 아닌 10대의 초상을 당당하게 그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노스 패딩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은어에 대해서도 저자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국어의 파괴, 10대 언어의 저속함으로 받아들이는 기성세대의 고압적인 자세를 비판하면서 10대 언어가 가진 창조성과 풍요로움에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예컨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처럼 언제나 있어 왔던 캐릭터를 선명하게 표현하거나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처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언어들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문제를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해석으로 변환시킨 뒤 기존의 병적인 가치체계와 제도에 이들을 묶어두려는 어른들의 음모야말로 폭력적”이라고 비판한다.

 

문학수 선임기자 sachimo@kyunghyang.com

 

 

<한겨레> 2월 10일자

 

보호구역에 갇힌 10대들을 구하라

 

교사가 칠판으로 돌아서면 학생들은 전자담배를 빨아들인다. 10대들에게 전자담배는 재력과 수완의 상징이며 어른들을 조롱할 수 있는 일종의 은밀한 무기다. 남학생들이 어른 등 뒤에서 전자담배를 꼬나물고 ‘청소년다움’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할 동안 여학생들은 화장을 한다. 10대 얼굴에 20대 가면을 쓰고 미래 시간을 끌어당기고자 용을 쓴다. 불온하고도 불편하다. 그러나 책은 전자담배, 위조 민증, 화장 같은 어른 되기의 의례들이 실은 불온해서가 아니라 덜 위험해서 문제라고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권리를 직접 요구하는 실제적 저항은 없고 상징적인 반항만 있다는 것이다.

 

10대 문화는 사회와 10대의 욕망이 난마처럼 얽힌 블랙박스 같다. 오랫동안 청소년문화를 연구하며 <한겨레21>에 ‘김성윤의 18 세상’이란 글을 연재한 지은이는 10대의 시선으로 공들여 그 블랙박스를 해독했다. ‘꼰대’들의 엄숙한 시선을 배격하고 다른 한편으론 청소년 안에 있는 어른의 흔적을 경계하며 2010년대 10대 세상의 현실을 파헤친다. 사회는 청소년의 미래를 저당잡고 훈육하는 것을 ‘보호’라고 부른다. 책은 청소년 보호가 실제론 청소년들에게 학습노동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을 약자로만 머물게 하는 보호구역에 갇힌 청소년들, 청소년과 정치의 만남이 생겨나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중앙일보> 2월 8일자

 

18세상(김성윤 지음, 북인더갭, 300쪽, 1만5000원)=노스페이스에 열광하고 알바에 집착하는 10대 문화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조목조목 짚어낸다. 기이해 보이기만 하는 그네들의 행동을 독창적 논리로 설명한다. 10대의 세계를 ‘중2병’이라 치부하는 기성세대에게 선입견을 버리고, 쉽게 충고하고 위로하기보다 함께 고민하기를 당부한다.

 

 

<서울신문> 2월 8일자

 

중2병, 등골브레이커, 사생팬…. 요즘 청소년을 대변하는 말은 많지만 제대로 분석해 봤나. 분석하더라도 40~50대의 눈으로 바라본 그들이다. 책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일탈을 진단하면서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한다. 300쪽. 1만 5000원.

 

 

<한국일보> 2월 8일자

10대 문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인 저자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쌍수'(쌍꺼풀 수술) 같은 은어 사용을 국어 파괴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우리말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창조적 역할로 바라보는 등 10대의 문화생활을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북인더갭

 

 

<문화일보> 2월 7일자

 

중앙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에서 학위논문을 쓰고 있는 저자가 중 2병에서 노스페이스 열풍까지 10대들의 문화를 분석한 10대 인문서이다. 이 책이 다른 10대 인문서와 다른 점은 10대 청소년에 대한 기성세대의 시각을 폭력적으로 규정하고, 10대의 눈, 10대의 문법으로 현상을 풀어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흔히 사회에서는 10대의 은어가 문제라고 비판하지만, 저자는 10대의 언어야말로 우리말의 풍요로움을 더해 주는 창조적인 역할을 한다고 해석한다.

 

 

<헤럴드경제> 2월 4일자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중2병’부터 ‘노스페이스 열풍’까지 10대들의 문화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인문서 ‘18세상(북인더갭)’이 출간됐다.

 

저자는 일탈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알려진 10대의 문화는 들여다보면 이 사회의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에, 10대들이 처한 현실을 어른들의 뻔한 시각에서 벗어나 창조적으로 읽어내야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노스페이스’ 패딩에서 청소년들이 키워가는 내면적 근육, 즉 패딩의 올록볼록한 알통에 담긴 남성성의 욕망을 읽어낸다. 또한 저자는 여학생들의 입장에서 이 패딩은 풍성한 상체를 부각시켜 상대적으로 각선미를 돋보이게 해 여성성을 강조한다고 말한다. 즉 ‘노스페이스’ 패딩은 단순히 보모의 ‘등골 브레이커’가 아니라 과잉된 남성성과 여성성을 매개로 ‘평등-자유’를 갈망하는 10대들의 모순적 욕망이 난해하게 얽힌 문화적 아이템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저자는 “10대문화는 사회의 욕망과 10대 자신의 욕망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블랙박스에 가까워서 오랜 시간을 두고 공들여 해석해야 겨우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며 “그 블랙박스 안에는 우리가 몰랐던 10대의 창조성과 저항의식뿐 아니라 10대조차 모르게 파고든 기성문화의 뿌리가 숨겨져 있다”고 주장한다. 123@heraldcorp.com

 

 

<연합뉴스> 2월 7일자

 

문화사회연구소에서 활동하는 김성윤 연구원이 10대 문화의 민낯을 진지하게 들여다본 책.

 

저자는 "일탈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만 알려진 10대의 문화가 이 사회가 구축한 문화의 거울이며 그리하여 환자도, 사이코도, 범죄자도 아닌 10대의 초상을 당당하게 그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10대들의 '교복'이라 불리는 노스페이스 패딩과 관련해서도 남성성과 여성성의 욕망을 읽어내는 독특한 시각을 전한다. 패딩의 올록볼록한 '알통'에 담긴 남성성과 상체를 풍성하게 해 상대적으로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려는 여성의 욕구를 살펴본다.

 

또 10대의 은어가 우리말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창조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처럼 캐릭터를 선명하게 표현하는 단어 등을 예로 든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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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라는 블랙박스를 열어라!!

2014.02.06 17:59 | Posted by 북인더갭

본격 10대 인문서의 탄생!

10대라는 블랙박스를 열어라!!

 

중2병에서 노스페이스 열풍까지 우리가 잘 모르는, 또는 안다고 착각하는 10대들의 문화를 파헤친 본격 10대 인문서가 출간되었다. 왕따, 학교폭력, 게임중독, ADHD 등 연일 터져나오는 청소년 관련 뉴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제대로 된 10대 인문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10대를 다룬 본격 인문서 『18세상』은 10대라는 블랙박스에 난마처럼 얽힌 사회적 의미와 한편으론 이 사회에서 구축당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자신들의 문화를 구축해나가는 10대들의 당당한 초상을 진지하게 들여다본 최초의 책이 될 것이다.

 

중2병에서 노스패딩까지 10대의 초상

 

10대들을 두고 떠도는 전설 같은 괴담은 ‘중2’로 대표되는 듯하다. 그중 하나는 북한이 남침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중2’ 때문이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수많은 학부모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며 회자되는 ‘중2병’이라는 증상일 것이다. 다소 엉뚱한 상상세계 속에 사는 10대들을 향한 가벼운 농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괴담 속에는 이들을 대하는 기성세대의 막연한 두려움과 은근한 비아냥거림이 숨어 있다. 그러나 ‘중2병’이란 증세 속에서 ‘무한경쟁’에 처한 불황기 청소년의 불안한 내면을 읽어내는 어른은 없을까? 그래서 ‘중2병’이란 일종의 자기치유 과정이며 ‘공부 오타쿠’에 맞서 소리없는 전쟁을 치루는 10대들의 저항의식이 그 안에 담겨 있다고 사유하는 어른은 정말 없는 걸까?(10장)

 

이 책에서 저자의 관심은 10대들이 처한 현실을 뻔한 시각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우리에게 10대는 흔히 꼰대들의 교훈적인 훈계를 받아들이는 대상이다. 뉴스 같은 매체에서 청소년문제가 다뤄지는 방식은 가히 폭력적이라 할 만큼 어른들의 상식에 근거하고 있다. 문제의 선정적인 현상만 부각시켜 해당 청소년들을 환자나 사이코, 범죄자 따위로 규정하고 그에 따른 처벌과 대책을 강력하게 요청하며 서둘러 마무리된다. 문제의 본질이 사회적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회피함으로써 기성세대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데 그치고 마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일탈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만 알려진 10대의 문화가 이 사회가 구축한(혹은 구축당한) 문화의 거울이며 그리하여 환자도, 사이코도, 범죄자도 아닌 10대의 초상을 당당하게 그려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가령 저자는 노스페이스 공화국이 된 한국사회를 통해 10대를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한다.(1장) 왜 빙벽을 오를 때나 입는다는 고가의 방한 패딩이 그것도 유독 대한민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거의 교복이 되다시피 하는 사태가 벌어졌는가? 언론들이 지적하듯 거기에는 분명 소비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사회의 이면이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10대를 제대로 바라보려면 그들의 입장에 선 더 강력한 해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는 노스 패딩에서 청소년들이 키워가는 내면적 근육, 즉 노스 패딩의 올록볼록한 알통에 담긴 남성성의 욕망을 읽어낸다. 이미 입시전쟁터로 변한 교실 생태계에서 성적만으로 먹이사슬의 위에 서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자기의 보호색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애초에 노스 패딩은 빈약한 몸매를 보정하기 위한 남성적 아이템으로 시작됐으며, 여기에 풍성한 상체를 부각시켜 상대적으로 각선미를 돋보이게 한다는 의외의 여성적 욕구까지 만족시킴으로써 전국적인 현상이 되었다. 결국 노스-패딩은 단순히 부모의 경제를 위협하는 ‘등골 브레이커’가 아니라 과잉된 남성성과 여성성을 매개로 ‘평등-자유’를 갈망하는 10대들의 모순적 욕망이 난해하게 얽힌 문화적 아이템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10대문화라는 블랙박스와 어른들의 음모

 

이처럼 10대문화는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사회의 욕망과 10대 자신의 욕망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블랙박스에 가까워서 오랜 시간을 두고 공들여 해석해야 겨우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또한 그 블랙박스 안에는 우리가 몰랐던 10대의 창조성과 저항의식뿐 아니라 10대조차 모르게 파고든 기성문화의 뿌리가 숨겨져 있다. 우리는 그런 이중성을 청소년 은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3장) ‘응사 닥본사’(응답하라 1994 닥치고 본방사수)니 ‘쌍수’(쌍커풀 수술)니 하는 말을 대하는 꼰대들의 자세는 늘 고압적이다. 한편에서는 국어의 파괴를 걱정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10대언어의 저속함을 비난한다. 그러나 이들이 애써 외면하는 사실은 10대의 은어가 우리말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창조적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처럼 언제나 있어왔던 인간 캐릭터를 선명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있는가 하면 ‘지못미’(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처럼 인간관계를 싱싱하게 꾸며주는 말도 있다. 저자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10대 은어 자체가 아니라, 그들의 언어에 숨겨진 어른들의 흔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쌍수’ 같은 언어에 스며든 외모지상주의의 패턴을 유념해야 하며 게임용어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10대들을 통해 그들의 협소해진 문화생활을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문제의 원인을 더이상 착각해선 안된다, 10대들은 미성숙하지 않으며 우울증 환자도 아니다.(12장) 모든 문제를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해석으로 변환시킨 뒤 기존의 병적인 가치체계와 제도에 이들을 계속 묶어두려는 어른들의 음모야말로 폭력적이다. 그래서 저자는 반문한다. ‘오로지 권리를 행사할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더이상 권리가 아니라 의무’ 아닌가.(14장) 어른들이 그렇게 걱정하는 10대들의 건강권과 수면권, 학습권은 모두 위로부터 강제된 권리들이다. 꼰대들에 의하면 10대들은 모두 산만하고 자기를 절제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미성숙한 그들을 사회가 보호해야 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켜줘야 하며, 그래서 그들은 치료받아야 하는 주변인으로 존재해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역설의 시대를 향해 ‘복종하는 인간’으로서의 안타까운 타락을 개탄해마지 않는다. 모든 것이 다 개인의 문제 때문이라면 학교폭력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학교폭력의 양상이 사적이면서 비열할 정도의 착취관계로 변모하는 원인도 사실은 사회에 만행하는 착취경제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저자는 단언한다. ‘10대가 10대를 착취’하는 오늘의 폭력은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고.(13장) 그렇다면 정답은?

 

사회의 공적인 표적도 사라지고 나아갈 방향도 잃은 상태에서 도처에 위험신호만 난무하는 현시대는 분명 어떤 한계지점에 도달했음이 분명하다. 저자는 이러한 한계상황 속에서 위장된 정답이나 해묵은 위로를 제시하기보다는 더 많은 질문으로 10대에 대한 인식의 틀과 결을 재정비할 것을 권유한다. 또한 엄숙한 꼰대의 낡아빠진 잣대를 당장 내버릴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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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들어가며

 

1부 일상 기록

 

1장 한때는 청소년 노스페이스 공화국

청소년 문화를 이해하는 첫 관문

 

2장 청소년 알바 천국

돈 밝히는(?) 10대들의 미묘한 속사정

 

3장 은어 게임의 진실

꼰대들의 구라와 10대의 쉴드

 

4장 입시사회에서 주체로 살아가는 법

창의적이지 않은 창의형 인재, 반사회적인 사회형 인재

 

5장 입시가족 잔혹극

너무나 비교육적인 너무한 교육열

 

 

2부 일탈 기록

 

6장 은밀한 저항 또는 어른-되기의 의례들

위조 민증, 전자담배, 그리고 화장

 

7장 그와 그녀의 은밀한 성

레이더에서 벗어난 성문화, 프레임에 갇힌 성의식

 

8장 가출팸, 가출 이후 생존의 법칙

언제나 가족이 문제지만 정작 가족 없인 살 수 없다는 문제

 

9장 알몸졸업식

결국엔 때려잡힌 그들만의 아방가르드 퍼포먼스

 

10장 중2병에서 오컬트문화까지

상처투성이 나’님’이 세계에 대응하는 방식

11장 우리 시대의 완득이들, 이주배경 청소년

신인종주의 사회가 직면한 공포와 원한의 징후

 

 

3부 기록의 기록

 

12장 ‘질풍노도’의 정치학

청소년은 미성숙하다는 관점에 도전하기

 

13장 오늘날의 학교폭력

공적인 고리가 사라졌을 때 나타나는 야만적 상태

 

14장 청소년 게임중독에 관한 ‘게임’

게임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착각

 

15장 학생인권과 교권이 반비례한다고?

공존의 한가지 단서조항으로서 ‘교권’의 재해석

 

16장 교실 붕괴 이후

공적 표상이 불가능한 시대, 홉스적 상태의 교실

 

나오며: ‘청소년+정치’의 세가지 쟁점

보호론의 모순, 문제론의 역설, 운동론의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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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성윤

 

싱글맘의 아들로 태어나 한창 말썽을 피다가 고2 때 어머니의 생애사를 듣고서야 조금씩 얌전해졌다. 그래도 놀던 가락은 어쩔 수 없어서 영문학을 전공한 주제에 셰익스피어보다는 드라마나 영화를 더 좋아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특이한 케이스.

평생 ‘중2병’의 시달림을 받았는데, 대학 때는 취업을 거부하겠노라 너스레를 떨었고 졸업 후에는 재야 학자가 되겠다면서 설레발을 치기도 했다. 그런 생각 끝에 들어간 곳이 서울문화이론연구소(현 문화사회연구소) 세미나팀이었다. 하지만 허세 부리기보다는 글을 좀더 체계적으로 쓰는 법을 익히고 싶어서 결국에는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청소년 문화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싶었지만 더 쓰고 싶은 다른 주제가 생겨서 포기했다. 그 대신 2011년 『한겨레 21』에 ‘김성윤의 18세상’이란 칼럼을 연재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현재는 중앙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에서 학위논문을 쓰고 있으며, 문화사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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