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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언덕> 책 속의 문장 그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력서 사진을 찾아 나에게 보여준다.“정면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 왜 그리 싫은 거냐, 나는?”한주는 확실히 멋져 보인다. 이십대 초반으로까지 보일 정도다.“남들이 내게 어떤 권위도 부여하지 않아서 그런가. 내가 그들에게 어떤 권위도 강요하지 않아서 그런가.”“이력서용 사진 한 장에 누가 그런 복잡한 의미를 부여해?”“우스꽝스럽지?”“아니.”“잔인해 보이지. 여기 독을 품었거든.” 「연금술사에게」 중에서 문득 라인장의 고향을 생각한다. 남의 고향을 내 고향처럼 뻔뻔스럽게 떠올려본다. (…) 언덕 위는 춥지 않다. 그늘 아래로 포근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새들도 지저귈 것이다. 세상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 언덕은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아 위아래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세상도 보.. 2018. 11. 19.
<마시멜로 언덕> 작가의 말_김조을해 두번째 책을 펴낸다. 소설집에는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야곱의 강」(『파라PARA 21』 2004년 봄호)을 통해 소설을 사건도 없고 반전도 없이 ‘이 모양 이 꼴’로 쓰면서 소설가 지망생의 조급한 마음을 스스로 돌아보는 법을 배웠다. 그런데 이 작품으로 등단까지 했다. (심사를 맡았던 최윤 선생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못난 소리인 줄 알지만, 「야곱의 강」으로 등단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설가로서 여한이 없다. 소품임에도 표제작으로 선정된 「마시멜로 언덕」(미발표)은 무려 이십년 전에 쓴 작품이다. 오늘의 청춘들도 불안과 막막함의 ‘언덕’ 위에서 얼마나들 안타까우신가. 이렇게 보잘것없는 이야기를 소설로 써도 되나,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연금술사에게」(『문예중앙』 2005년 .. 2018. 11. 19.
작가 소개 <마시멜로 언덕> 김조을해 김조을해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아주대학교 행정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남편, 열일곱살 아들과 함께 반경 4킬로미터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읽고 쓰기를 좋아한다. 원고를 검토하며 책을 펴내는 일도 재밌어한다. 그 밖의 다른 일들은 대충하는 편이다. 2004년 『파라PARA 21』 신인공모에 단편 「야곱의 강」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5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받아 장편 『힐』을 펴냈다. 2018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집 출간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2018. 11. 19.
마시멜로 언덕_김조을해 소설집 평범함을 가장하면서도 은근히 빛나는 기이한 소설들! _최윤 『파라PARA 21』(2004년 봄호)로 등단한 작가 김조을해의 소설집 『마시멜로 언덕』이 출간되었다. 등단작 「야곱의 강」을 포함해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모호함이란 틀에 갇힌 젊음을 변호하면서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으며, 권위의 파괴로 상징되는 예술의 생명력을 강렬한 캐릭터와 참신한 대화에 담아내고 있다. 또한 순수한 영혼을 향해 참회할 줄 아는 자로서의 모성, 절대자와 인간 사이의 끈질긴 기다림이라는 주제를 원숙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가 최윤은 “고유한 언어에 대한 고심과 평범한 듯한 주제를 이끌어가는 남다른 발상이 돋보인다”며 작가의 소설을 높게 평한 바 있다. 젊음, 그 모호한 공.. 2018.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