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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24_85-종곡 우리의 주인공들은 먼길을 돌고 돌아 드디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도로시아는 스물의 나이에 인생의 쓴맛과 단맛, 냉탕과 온탕, 천국과 지옥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그렇다면, 주인공이 행복하게 딴딴따다~ 웨딩마치를 울렸으니 소설은 이제 끝난 건가? NO! 조지 엘리엇은 미들마치의 부차적인 인물들에게도 행복의 길을 열어주었다. 공동체를 위하는 도로시아가 주인공으로 버티고 있지 않은가. 미들마치에서는 웬만해선 행복하다. 먼저, 은행가 벌스트로드와 그의 부인 해리엇. 래플스의 죽음으로 공동체에서 고립된 재산가 벌스트로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부인 해리엇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두 달 사이에 마치 경쟁을 하듯 늙어버린 중년의 부부. “나한테 부탁할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말해요.” 부인을 염려하며 입을 연 벌스트.. 2024. 4. 22.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23_82-84장 윌은 미국 극서부 지방의 새로운 개척지 개발 계획에 관심이 많아졌다. 개척 기금도 마련하면서, 리드게이트&로저먼드 부부네 놀러 가서 간만에 노래나 부르며 쉬어야지 했던 나름 야무진 계획은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도착하자마자 악몽이었다.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무엇부터 해결해야 되지?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의 눈을 피해 로저먼드는 윌에게 쪽지를 건넨다. 로저먼드의 쪽지에 의하면, 커소번부인은 너와 나를 조금도 오해하지 않는다, 부인이 다시 우리 집에 와서 모든 얘기를 솔직히 나누었다, 나는 이제 너한테 비난받을 일이 없다 나를 비난하지 마라.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경솔했던 스스로를 학대하던 윌의 마음은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그러곤 결심했다. 도로시아를 만나야만 해! 이번에야말로 사랑의 메신저가 필요했다... 2024. 4. 16.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22_77-81장 날이 밝자 도로시아는 의사 리드게이트네 집으로 향했다. “커소번의 아내라고 전해 줘요.” 하녀가 도로시아를 리드게이트네 응접실로 안내했다. 그런데 뭔가 잘못 본 걸까. 아무리 보아도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사람은 윌 레이디슬였다. “로저먼드의 보닛은 뒤로 흘러내렸고 그(윌 레이디슬로)를 향한 얼굴은 상기된 채 눈물에 젖어(…) 윌은 그녀 쪽으로 몸을 비틀 듯이 하고 로저먼드의 두 손을 잡고 열성 어린 나직한 음성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1309쪽) 세 사람의 눈길이 드디어 마주쳤다. 그 순간 돌처럼 굳어버린 세 사람. “아, 실례했습니다, 부인. 저는 리드게이트 씨께 중요한 편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직접 부인께 전하고 싶었습니다.” 도로시아는 바로 뛰쳐나와 마차를 탔다. 왜? 당장 해석되지 않는 상황.. 2024. 4. 8.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21_73-76장 벌스트로드는 회합 석상에서 받은 치명적인 공격으로 쓰러졌다. 그를 부축해서 회의 장소를 빠져나온 리드게이트도 확실한 공범으로 낙인 찍혔다. 쓰러진 사람을 치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리드게이트의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결혼도, 의사로서의 긍지도, 인간으로서의 명예도 모두 끝났다. 로저먼드가 모든 걸 알게 된다면… 미들마치의 부인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 그런 남자와 같이 살다니, 저라면 독살당하지나 않을까 해서… 천 파운드를 받은 데는 다 이유가 있죠…로저먼드도 한번 혼이 날 필요가 있어요… 그래도 고모인 벌스트로드 부인이 조금 더 용감했던 걸까. 부인은 긴가민가하면서 오빠인 빈시 씨네 공장 창고로 마차를 향하게 한다. 오빠를 만나보자, 오빠는 다 알고 있겠지, 돌려 말하지 않겠지. “불.. 2024. 4. 4.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20_70-72장 래플스의 생명은 끈질겼다. 잠시 눈을 부치는가 싶더니 오후 6시 경부터 다시 죽을 것만 같다고 소리 소리를 질렀다. 한잔만, 한잔만! 벌스트로드는 알코올 중독자를 가정부에게 맡기고 객실로 내려왔다. 양초에 불을 붙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진통제 대용인 아편 복용법은 설명했지만 어느 선에서 중지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런 걸 깜빡하다니.(정말 깜빡한 걸까?…) 벌스트로드는 촛대를 들고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그대로 가만히 서서 생각했다.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시간이 흘렀다. 하인이 주인 나리를 찾으며 다급하게 달려왔다. 환자가 죽을 것 같다고, 헛소리가 심해진다고, 술만 찾는다고. “술 저장실 열쇠야. 거기 브랜디가 잔뜩 있어.”(1201쪽) 불쌍한 래플스. 래플스는 자신이 두려워하던 .. 2024. 4. 1.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19_66-69장 미들마치에도 한량들이 모이는 ‘그린 드래건’이라는 펍이 있다. 부부싸움에 빡친 리드게이트가 바로 이곳에서 당구 큐대를 휘날리고 있다. 비참하면 타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다. 말이 좋아 내기당구지 도박이다. 순간의 위안을 위해 아편도 몇 번 했다. 가진 것 없는 사람이 한몫 잡으려면 도박 말고 뭐가 있겠나. 의사로서 이상을 품고 사회 복지의 발전을 위해 매진하던 리드게이트의 모습은 급격하게 퇴색했다. 지금 내 꼴은 이게 뭐지, 정말 미들마치를 떠날까? 근데 병원 영업권을 살 사람이 있을까, 여기서 다 포기해야 하나?… 골머리를 썩다가 리드게이트는 은행가 벌스트로드를 떠올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벌스트로드가 소유한 돈이 떠오른다. 돈은 얼마나 유용하고도 사악한 해결책인가. 과거의 지은 죄로 자괴감과 죄책감, 우.. 2024. 3. 28.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18_63-65장 작가 조지 엘리엇은 윌을 멀리 떠나보내고, 도로시아도 요크셔 지방으로 땅을 알아보게끔 떠나보낸다. 그러곤 로저먼드와 리드게이트의 ‘쩐의 전쟁’에 다시금 초점을 맞춘다. (16화에서 이들은 이미 1차전을 치렀다) “하인은 한 사람만 두고 긴축된 생활을 합시다. 왕진용 말도 한 필로 참읍시다.” “소원이시라면 다른 하녀들도 해고하시죠.” “우리는 서로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했어요. 그렇다면 사태가 잘 풀릴 때까지 어떻게 해나가지 못할 것도 없을 거요. 자, 그 일 그만두고 이리 와요.” 급화해 모드. 남편은 아내를 무릎에 앉힌다. (이해가 안 되는 장면. 싸우다말고 뭐하는 거임? 어이가 없네???) ‘여성은 연약한 것이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균형이 깨지기 쉽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리라.’(10.. 2024. 3. 25.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17_60-62장 그 시절 미들마치에선 경매가 일종의 축제였다. (우리 문화로 치면 장날이라고나 할까^^) 대지주 중 한 사람인 라처 씨의 가구, 서적, 그림 등이 지역주민을 위한 경매에 나왔다. “혹시 어머니 성함이 새러 던커크 씨죠?” 그런데 붐비는 경매장에서 누군가 윌 레이디슬로에게 말을 건다. “네, 맞습니다. 그것이 어떻다는 겁니까?” 심사가 뒤숭숭한 윌이 바로 받아쳤다. 말을 건 사람은 다름 아닌 래플스. 빌런이 돌아온 것이다. 그러니까 15화에서 언급됐던 ‘새러’라는 이름은 윌 레이디슬로의 엄마 이름이었다. “언짢게 생각지 말게. 자네 어머니가 생각났을 뿐이야… 처녀 시절의 어머니를 알고 있어서 말이야. 하지만 자네는 아버지를 닮았어.”(1033쪽) 너의 어머니 집안은 도둑 장사 집안이야, 전당포 사업이라 알.. 2024. 3.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