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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20_70-72장 래플스의 생명은 끈질겼다. 잠시 눈을 부치는가 싶더니 오후 6시 경부터 다시 죽을 것만 같다고 소리 소리를 질렀다. 한잔만, 한잔만! 벌스트로드는 알코올 중독자를 가정부에게 맡기고 객실로 내려왔다. 양초에 불을 붙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진통제 대용인 아편 복용법은 설명했지만 어느 선에서 중지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런 걸 깜빡하다니.(정말 깜빡한 걸까?…) 벌스트로드는 촛대를 들고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그대로 가만히 서서 생각했다.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시간이 흘렀다. 하인이 주인 나리를 찾으며 다급하게 달려왔다. 환자가 죽을 것 같다고, 헛소리가 심해진다고, 술만 찾는다고. “술 저장실 열쇠야. 거기 브랜디가 잔뜩 있어.”(1201쪽) 불쌍한 래플스. 래플스는 자신이 두려워하던 .. 2024. 4. 1.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19_66-69장 미들마치에도 한량들이 모이는 ‘그린 드래건’이라는 펍이 있다. 부부싸움에 빡친 리드게이트가 바로 이곳에서 당구 큐대를 휘날리고 있다. 비참하면 타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다. 말이 좋아 내기당구지 도박이다. 순간의 위안을 위해 아편도 몇 번 했다. 가진 것 없는 사람이 한몫 잡으려면 도박 말고 뭐가 있겠나. 의사로서 이상을 품고 사회 복지의 발전을 위해 매진하던 리드게이트의 모습은 급격하게 퇴색했다. 지금 내 꼴은 이게 뭐지, 정말 미들마치를 떠날까? 근데 병원 영업권을 살 사람이 있을까, 여기서 다 포기해야 하나?… 골머리를 썩다가 리드게이트는 은행가 벌스트로드를 떠올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벌스트로드가 소유한 돈이 떠오른다. 돈은 얼마나 유용하고도 사악한 해결책인가. 과거의 지은 죄로 자괴감과 죄책감, 우.. 2024.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