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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안골에는 누가 살길래_저자의 말 내 나이 스물셋에 신학교에서 만난 열두살 많은 지체장애 2급 아저씨와 내면의 울림에 따라 결혼했다. 결혼 후 진짜 하고 싶은 일이 교사라는 걸 발견하고는 뒤늦게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꿈에 그리던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되지만 교직생활 만 2년 만에 학교에 사표를 쓰고 예산의 강원도라 불리는 오지마을 안골로 삶의 적을 옮겼다. 서울 태생으로 낯선 자연 속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하는 동안 시골에서 평생 한글도 모르고 살던 촌부들, 문명과 문화로부터 소외된 장애인들을 만나면서 나를 이곳으로 내려보내신 하늘의 뜻을 깨달았다. 요즘은 4년 전 또다시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20시간 이상 간병하면서 여전히 외적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고 그것을 뚫고 나오는 강인한 영적 생명력에 집중하며 살고 있다. 모든 영혼은 자신이 어떤.. 2022. 4. 13.
산 너머 안골에는 누가 살길래_편집자의 말 어려서부터 변두리에 살아서인지 후미진 골목이 편하다. 나무와 풀, 흙과 지렁이, 날벌레, 털 달린 짐승 등등은 내게 ‘외계’이자 ‘낯섦’이다. 나란 인간이 참 드라이하다고 나도 생각한다. 이런 내가 올초 우리 아파트 단지내 텃밭 가꾸기 공고에 마음이 흔들렸다. 마감 전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관리실이죠, 텃밭 가꾸기 신청하려고요… 충동적으로 통화를 마친 후, 몇몇 절차를 거쳐 2평의 텃밭을 배정받았다.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틈나는 대로 마당에 나가서 물을 주고 풀을 뽑는다. 고기를 먹는 것보다 땅을 어루만지는 편이 차라리 원기회복에 훨씬 유익하다. (…) 흙이 나를 순화시키고 나의 원기회복을 돕는다. 고맙다. ― 141쪽/ 나를 순화시키는 것 『산 너머 안골에는 누가 살.. 2022.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