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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 책 속에서 예술을 통해 지금 현재의 한계에서 벗어나기를 상상하고, 경제적 유용성이라는 좁은 틀에 갇히기를 거부하고, 인류의 보편언어로 의사소통하면서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여행을 시작하는 첫 장소는 당연 쇼베여야 한다. 쇼베에서 우리는 인류 보편언어로 이야기하는 법을 배운다. 74면 터키석의 색을 닮은 그 푸른색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석양이 지고 한낮의 그 아름다웠던 하늘이 어둠과 만나면서 살짝 무거운 색조로 바뀌는 사이 태양은 사라졌으나 아직 달은 휘영청 밝은 빛을 내지 않는 그때 보았던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늘색이 떠오른다. ‘갈라 플라치디아 블루’라고 명명할 수밖에 없는 그 푸른색 사이에 ‘구원’에 대한 갈망을 새긴 모자이크로 마우솔레움은 장식되어 있다. 108면 그래서 그는 타협안을 생각해냈다. .. 2020. 12. 2.
쇠락과 소멸이 있어 아름다운 예술 이 책이 각별한 이유는 나의 ‘두번째 여행’을 담은 기록이기 때문이다. 유학 시절 스치듯 지나쳤던 도시를 중년에 이르러 다시 방문하면서 나는 쇠락과 소멸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예술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당신이 이 책을 펼치면 어떤 도시가 화려했기에 가장 빛났거나 가장 아팠기에 심오했던 그 시간으로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아르데슈 론강의 원시동굴에서 최초의 ‘예술-인간’이 호모 루덴스의 모습으로 출현했음을 알리는 기원전 수만년 전의 그날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인 콘스탄티노플이 로마제국의 새 수도가 되면서 구원이라는 기대를 예술에 새겨넣던 그날, 인간이 신을 대신하여 예술의 영역 안으로 저벅저벅 걸어들어오던 피렌체의 그날,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를 버리고 빈을 선택한 이후 전통에 반격을.. 2020.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