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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레비 카를로 레비 (Carlo Levi 1902-1975)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토리노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고 이후 파리로 건너가 화가로 활동하는 한편 의학 공부를 계속해나갔다. 1929년 반파시즘 단체 ‘정의와 자유’Giustizia e Libertà를 설립했으며 긴츠부르그L. Ginzburg와 함께 이탈리아 반파시즘 운동을 이끌었다. 이런 활동 때문에 당국에 체포되어 이탈리아 남부 루카니아 지방의 갈리아노(알리아노)로 유배되어 2년간 지역의 의사이자 화가로 생활하는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대표작 『그리스도는 에볼리에 머물렀다』를 집필했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그리스도’로 상징되는 문명 세계로부터 소외된 채 가난한 야생 상태에 놓인 이탈리아 남부의 상황을 빼어난 문체에 담아내 장-폴 사르트르.. 2019. 5. 15.
국가와 종교 너머의 공동체를 꿈꾸며 현대 이탈리아를 다룬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산문이자 탁월한 문학적 성취로 꼽히는 카를로 레비의 작품 『그리스도는 에볼리에 머물렀다』가 국내에 처음 번역돼 나왔다. 기독교로 상징되는 문명세계조차 철저히 외면해온 남부 이탈리아의 척박한 역사 속에서 국가와 종교 너머의 강인하고 마법적인 세계를 살아가는 농부들의 삶을 그려낸 이 작품으로 카를로 레비는 장-폴 사르트르, 이탈로 칼비노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또한 이 작품은 회고록이자 일기로, 정치적 텍스트이자 아름다운 문학작품으로 읽힌다는 평가를 받으며 진정한 르네상스인이 쓴 현대의 고전으로 지금까지도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45년 카를로 레비의 『그리스도는 에볼리에 머물렀다』가 출간되어 각국에 번역되면서 화제를 모으자 평자들은 먼저.. 2019. 5. 15.
수용소에 관한 책들 에 관해 읽고 있는 책들... 는 형제복지원에 대한 구술자료들로 연구자들에게는 아우슈비츠 못지않을 만큼 최고의 자료들임에 틀림없으나 이런 연구자료들이 하필이면 한국의 사례라는 점에서 착잡한 심경에 빠지게 된다. 읽기에도 너무 괴로운 참상을 담고 있지만 분명 훌륭한 책들이므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어빙 고프만의 는 기대했던 내용의 책은 아니었다. 병원, 감옥, 수용소, 종교시설, 군대 등 총체적 수용시설의 특징을 파헤친 책으로, 너무 다른 성격의 시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다보니 만의 특징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다만 구술, 소설, 에세이 등을 가리지 않고 파고드는 연구자세는 매우 독특해 보인다.2차세계대전 이후 소련수용소를 그린 헤르타 뮐러의 소설 는 매 순간이 시처럼 날카로우면서도 치명적으로 .. 2018. 12. 24.
<마시멜로 언덕> 책 속의 문장 그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력서 사진을 찾아 나에게 보여준다.“정면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 왜 그리 싫은 거냐, 나는?”한주는 확실히 멋져 보인다. 이십대 초반으로까지 보일 정도다.“남들이 내게 어떤 권위도 부여하지 않아서 그런가. 내가 그들에게 어떤 권위도 강요하지 않아서 그런가.”“이력서용 사진 한 장에 누가 그런 복잡한 의미를 부여해?”“우스꽝스럽지?”“아니.”“잔인해 보이지. 여기 독을 품었거든.” 「연금술사에게」 중에서 문득 라인장의 고향을 생각한다. 남의 고향을 내 고향처럼 뻔뻔스럽게 떠올려본다. (…) 언덕 위는 춥지 않다. 그늘 아래로 포근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새들도 지저귈 것이다. 세상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 언덕은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아 위아래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세상도 보.. 2018. 11. 19.
<마시멜로 언덕> 작가의 말_김조을해 두번째 책을 펴낸다. 소설집에는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야곱의 강」(『파라PARA 21』 2004년 봄호)을 통해 소설을 사건도 없고 반전도 없이 ‘이 모양 이 꼴’로 쓰면서 소설가 지망생의 조급한 마음을 스스로 돌아보는 법을 배웠다. 그런데 이 작품으로 등단까지 했다. (심사를 맡았던 최윤 선생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못난 소리인 줄 알지만, 「야곱의 강」으로 등단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설가로서 여한이 없다. 소품임에도 표제작으로 선정된 「마시멜로 언덕」(미발표)은 무려 이십년 전에 쓴 작품이다. 오늘의 청춘들도 불안과 막막함의 ‘언덕’ 위에서 얼마나들 안타까우신가. 이렇게 보잘것없는 이야기를 소설로 써도 되나,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연금술사에게」(『문예중앙』 2005년 .. 2018. 11. 19.
작가 소개 <마시멜로 언덕> 김조을해 김조을해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아주대학교 행정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남편, 열일곱살 아들과 함께 반경 4킬로미터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읽고 쓰기를 좋아한다. 원고를 검토하며 책을 펴내는 일도 재밌어한다. 그 밖의 다른 일들은 대충하는 편이다. 2004년 『파라PARA 21』 신인공모에 단편 「야곱의 강」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5년 아르코 문학창작기금을 받아 장편 『힐』을 펴냈다. 2018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집 출간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2018. 11. 19.
마시멜로 언덕_김조을해 소설집 평범함을 가장하면서도 은근히 빛나는 기이한 소설들! _최윤 『파라PARA 21』(2004년 봄호)로 등단한 작가 김조을해의 소설집 『마시멜로 언덕』이 출간되었다. 등단작 「야곱의 강」을 포함해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모호함이란 틀에 갇힌 젊음을 변호하면서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으며, 권위의 파괴로 상징되는 예술의 생명력을 강렬한 캐릭터와 참신한 대화에 담아내고 있다. 또한 순수한 영혼을 향해 참회할 줄 아는 자로서의 모성, 절대자와 인간 사이의 끈질긴 기다림이라는 주제를 원숙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소설가 최윤은 “고유한 언어에 대한 고심과 평범한 듯한 주제를 이끌어가는 남다른 발상이 돋보인다”며 작가의 소설을 높게 평한 바 있다. 젊음, 그 모호한 공.. 2018. 11. 19.
<세속성자> 언론 서평 모음 2018. 9. 14. 눈에 보이지 않는 ‘기체교회’를 세우자 어떤 거대한 권력 집단이 점점 몰락의 길을 걷더라도, 내부에선 항상 개혁의 움직임이 있기 마련이다. 기독교인들이 교회에서 채울 수 없는 지적 깨달음과 대안적인 삶에 대한 요구에 응답하고 있는 청어람아카데미가 그런 곳이다. 아카데미를 만들고 이끌어온 양희송 대표기획자는 지난 2013년부터 일요일에 교회에 가지 않는 ‘가나안 성도’들을 위해서 5년간 상하반기로 나눠서 12주씩 수요일마다 모여서 예배를 드렸다. ‘가나안 성도’란 교회에 다니다가 실망하거나 또는 냉담해져서 더는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마음 속으로 신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전체 개신교인 중 10~20%인 100~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는 이 모임에서 양 대표가 성-속.. 2018.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