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템스강 ‘런던의 장미’라는 배 위에
한 남자가 있다.
그의 마흔살 생일에 열린 선상 파티.
이 자리에서 남자는
‘어쩌다 마흔이 되었을까’라는 익살스런
자작곡을 불러 청중을 웃기고 있다.
"그래 어떤 사람들은 말하지
마흔은 새로운 서른살이라고.
이제 마흔살이라네.
내게는 1면 뉴스 같은 소식."
번듯한 직장에다 사랑하는 아내,
세 아이와 함께 런던에 살고 있는 남자.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이 남자의 마흔번째
생일 파티는 흥겹게 고조되건만,
남자의 마음엔 불안의 씨가 자라고 있다.
누구든 3초 이상 바라볼라치면 피로하고,
가만히 앉아 있기조차 힘들다.
남자는 파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숨가쁜 햄스터처럼 자리에 눕는다.
마침내 그 병이 시작된 것이다.
우울증.
전 세계 1억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애물단지.
창 밖에 내리는 빗물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사실 그런 우울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심각한 정신질환.
그런데 왜 나에게?
병마와 싸우며 저자는
우울증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새로 아빠가 된 남자들의
20% 이상의 우울증을 겪는다.
무리한 일과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역시 주요한 우울 요인이다.
"우리는 목표 지향적이고,
자아 중심적이고,
조급하고, 분명하고, 소유욕이 강한
존재로 키워졌다.
어떤 일에든 인내심이나 복종,
희생이 필요하다고
가르쳐준 이는 아무도 없었다."
헬스를 할 때면 좀더 무거운
역기를 들기 원했고
사이클을 타면 남을 앞지르는 데
목숨을 걸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과가 아니라 쉼이다.
심리치료사들은 말한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아요.
나에게 너그러워져야 합니다."
우울증의 시작과 끝을 잔잔하게 그려낸
한편의 수기.
마음의 병을 심하게 앓는
분들에게 드리는 책.
<마흔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