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에 관한 책들 에 관해 읽고 있는 책들... 는 형제복지원에 대한 구술자료들로 연구자들에게는 아우슈비츠 못지않을 만큼 최고의 자료들임에 틀림없으나 이런 연구자료들이 하필이면 한국의 사례라는 점에서 착잡한 심경에 빠지게 된다. 읽기에도 너무 괴로운 참상을 담고 있지만 분명 훌륭한 책들이므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어빙 고프만의 는 기대했던 내용의 책은 아니었다. 병원, 감옥, 수용소, 종교시설, 군대 등 총체적 수용시설의 특징을 파헤친 책으로, 너무 다른 성격의 시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다보니 만의 특징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다만 구술, 소설, 에세이 등을 가리지 않고 파고드는 연구자세는 매우 독특해 보인다.2차세계대전 이후 소련수용소를 그린 헤르타 뮐러의 소설 는 매 순간이 시처럼 날카로우면서도 치명적으로 .. 2018. 12. 24. 한 경주마가 천재로 불린 이후 한 경주마가 천재로 불린 이후 율/ 대표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로베르트 무질은 그의 대표작 『특성없는 남자』에서 ‘천재가 된 경주마’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지금이야 ‘야구 천재 ○○○’ ‘축구 천재 △△△’ 같은 말을 흔히 사용하지만 20세기 초만 해도 그런 어법은 꽤 충격적이고 모던한 발상에서 나온 것이었던 듯하다. 무질은 당시 언론에 보도된 ‘천재 경주마’에 대한 기사를 읽고는 경주마 하나가 천재로 불리는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를 깊이 고민했다. 가령 축구도 없고 경주마도 없던 시절에 천재란 무엇이었을까? 물론 당시에도 경쟁은 있었을 테고 그래서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도 있었을 것이며 그런 수재들이 천재로 불리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생을 축구로 보낸 사람, 공만 보.. 2013. 5. 16. <토성의 고리> 나는 소설가다 에디터의 서재 나는 소설가다 -『토성의 고리』(W.G. 제발트)를 두 번째 읽고 김실땅 시작부터 엄살 사실 나는 소설을 좋아하지만 즐겨 읽지는 않는다. (이건 무슨 심보일까.) 이래봬도 김실땅이 소설가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지 않는 듯하다. (점점 억지가 늘어간다.) 소설을 잘못 읽으면 불현듯 미친듯(!) 소설을 쓰고 싶기 때문에 나로선 조심히 읽어야 한다. 무엇보다, 쓰고 싶다고 척척 써지지 않는 게 소설이기에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듯 쓰고자 하는 욕망의 찌꺼기는 건져내고 처음 글을 배운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공책에 또박또박 쓰는 맘으로 소설은 써야 한다. 왜냐하면 그래야 진정한 소설가이기 때문이다. 소설가로서 책 한권 세상에 내놓지 못한 주제에 말은 잘한다. 안타깝게도 소설가로서의 내 자존감은 애저녁에.. 2012. 11. 7. 레알교양인으로 낙인찍힐 때까지 에디터의 서재 3 이계삼 (녹색평론사 2009) 레알교양인으로 낙인찍힐 때까지! 김실땅 내 주변에 늘 책을 끼고 사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그 사람이 말하길 최근 『영혼없는 사회의 교육』을 읽고 되도록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한다. 원래는 바퀴가 두어 번만 굴러갈 그 어떤 가까운 거리라도 차를 몰고나가는 사람이라 왜 저러나, 늘 말리고 싶었는데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차를 끌고 나가선 차가 막힌다고 분노하며 길거리 운전자를 향해 욕을 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쏟는 사람, 겉보기엔 점잖은데(책도 많이 읽는 사람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랬던 사람이 책에 도대체 뭐라 나왔기에 그런 기특한 결단을 내리고 실천에 옮기는 것일까. 나는 이 세상을 ‘힘의 세상’이라고 나름 규정한다. 내 규정이 맞는지 틀리는.. 2012. 6. 18. <정치의 발견> 내 주변의 첨예한 급물살들 김실땅 아무나, 아무렇게나, 거칠게, 길게 말해도 틀렸다 말할 수 없는 주제가 우리 삶에 있다. 이럴 때 보면 삶은 공평하다. 정답이 없으니 저 하고 싶은 말 맘대로 하고, 아름다운 전례가 없으니 딱히 책임지거나 행동에 옮길 필요도 없다. 말 좋아하는 사람이나 말 싫어하는 사람이나 도전해볼 만한하다. 한 명의 시민으로 정치를 건드릴 만한 자신의 언어를 가졌다는 건 대단한 특권이다. 사실 말하고 싶어도 어떤 언어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디서 들은 말을 안전하게 따라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누구나 말은 하는데 비슷한 얘기만 되풀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진보의 발견? 『정치의 발견』을 읽는 내내 ‘흥분’, ‘자기확신’, ‘열정’이란 낱말이 ‘진보’라는 말과 만났을 때.. 2012. 2. 15. <클래식 시대를 듣다> 대표의 특명 김실땅 어느새 12월이다. 근데 나는 여름만 지나면 한해가 저물었다 여기는 사람이다.(성질 급한 한국사람^^) 9월에 혹독한 비염이 찾아오면 계절의 변화에 굴복하며 한해를 나름 성급하게 정리한다. 그러니 나에게 12월은 한해의 종지부를 찍고도 남은 그 몇 달 중 어쨌든 숫적으로 맨 끝달인 어떤 ‘때’이다. 사실 1월이건 12월이건 그 어느 때에도 딱히 갖다붙일 의미가 내겐 없다. 이런 삶이 제대로 된 삶인지는 잘 모르겠다. 고백하건대, 하루하루를 땜빵하듯 겨우 살다보니 2011년이 다 지났다. 일 때문에 대충 들춰본 책은 빼고,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꼼꼼히 읽은 책이 얼마나 되나 한번 헤아려보았다. 괜히 수첩을 뒤적거리고픈 어느 밤의 이벤트라고나 할까. 읽은 책이 굉장히 많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달.. 2011. 12.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