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인생은 없다_작품해설_안광복 해설 실패한 인생은 없다 안광복_철학박사, 중동고 철학교사 1 1992년 봄, 독문과 송요섭 교수의 ‘중급독문강독’ 시간. 나는 그때 「곰스크로 가는 기차」(Reise nach Gomsk)를 처음 만났다. 교수님은 그때 감기에 걸리셨다. 코맹맹이 소리로 읽어나가시던 독일어 문장이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나는 이 강의를 한참이나 빠져야 했다. 교생실습을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교수님, 저 교생실습을 나가서 수업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중간시험은 어떻게 할까요? 두꺼운 안경 너머로 부드럽게 올려다보는 눈, 이윽고 코맹맹이 섞인 답이 돌아왔다. ―그래요? 그럼 「곰스크로 가는 기차」의 일부를 번역해서 제출하세요. 청운(靑雲) 중학교의 교생실습실은 으슬으슬 추웠다. 나는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독일어 사전을.. 2010. 1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