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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이 김실장의 책 읽기_여성의 입장에서 본 <곰스크로 가는 기차> 신혼열차라는 게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막 결혼식장을 빠져나온 부푼 가슴의 두 남녀가 미지의 그곳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에겐 기차가 가장 잘 어울린다. 신혼열차라… 당신은 촌빨의 극치(!)라며 웃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당신이 유토피아라 생각했던 그곳에서 벌써부터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건 현실이다. 신혼열차가 아닌 비행기나 자전거, 혹은 최신형 자가용 헬기를 타고 여기를 떠난다 해도 ‘거기’에 닿자마자 만나게 되는 건 ‘현실’뿐이다. 이래도 계속 웃을 수 있는가. 한 남자의 목표는 곰스크로 가는 것이다. 한 여자의 목표는 도저히 알 수 없다. (안타깝다. 그녀가 어린아이였을 때도 소녀였을 때도 추상적인 것을 꿈꿀 만한 시간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할머니들처럼) 불균형의 시작.. 2010. 12. 28.
곰스크에서 길을 잃다/ 곰스크로 가는 기차 독자리뷰 vyulim님의 리뷰/ 교보 알라딘 속되지 않은 꿈을 찾는 일이 가능하리라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조악한 복사본으로 를 처음 읽었던 것도 그 때, 스무 살 무렵이었다. 당시의 나는, 어쩌면 우리들 대부분은 속세에 뛰어들 용기를 내기엔 지나치게 겁이 많았고, 속세 너머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 확신하는 데만큼은 겁이 없었다. 막연하고 불투명해 대충만 설명해도 폼 나고 가치 있는 삶의 지향으로 보이던 저마다의 ‘곰스크’는 그 시절 얼치기 인문학도나 게으른 문학 청년들에게 적절한 피난처이자 알리바이였다. 곰스크로 가는 차표를 살 용기는커녕 차표 살 여비 모을 부지런함도 없이 이십대를 보냈던 나는 겨우 밥벌이를 할 직장을 찾았고 잠시 ‘곰스크’를 잊었다. 그리고 ‘대략 엇비슷하게 현실적이 되어’ 살아가면서도 술자.. 2010.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