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난폭한 구절마다 달려오던 기차 내가 최초로 곰스크를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이십대의 벼랑에 매달려 있었다. 겁도 없이 곰스크,라고 발음하며 조금은 짓궂은 마음으로 타인의 표정을 살피던 시절이었다. 누구는 곰스크를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라 했고 누구는 말하지 못한 꿈이라 했으며 또 누구는 아무말 없이 슬픈 미소를 지었지만, 곰스크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내게 곰스크는 곰스크 그 자체인 동시에 현재진행형으로 달려가는 기차였고 거대한 물음표였다. 수시로 행방불명이었으나 삶의 난폭한 구절마다 기적소리를 내며 달려오곤 했다. 어두운 다락방에 숨어 또다시 멀어지는 기차를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발목을 잡는 건 행복해지려고, 최소한 불행해지진 않으려고 시작한 일들이었다고. 그리고 상처가 되는 건 아마도 사랑이나 꿈이 저지른 짓들이리라. .. 2010. 1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