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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당한 인간 존엄을 위하여_<차브> 서평 아마도 1990년이었던 것 같다. 그 시절 나는 수원에 있는 학교까지 국철을 타고 다녔다. 환승역의 대명사인 신도림역의 소음과 인파는 지금도 공포스럽다. 집으로 가기 위해 2호선으로 갈아탄 나는 늘 안도의 숨을 내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아줌마를 힐끗 쳐다본 기억이 난다. 그 아줌마는 전철문이 닫히기 전 필사적으로 계단을 내려와 전철에 몸을 실으려 했지만 아줌마 코앞에서 문은 야속하게 닫히고 말았다. 전철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전철을 놓친 아줌마는 무안하지만 억울하다는 얼굴로 승강장에 서 있었던 것 같다. 저 아줌마 어떡하면 좋아… 나야말로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아줌마가 안 돼보여서 눈물까지 핑 돌았다. 그때 나는 탈모가 시작될 만큼 근심 걱정을 안고 사는 대학교 3학년생이었는데, 모두가 그랬듯이.. 2014. 11. 28.
<차브> 옮긴이의 말 옮긴이의 말 이 책의 원제가 되는 ‘차브’(Chav)라는 단어를 나는 2011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에 실린 서평기사에서 처음 접했다. 당시 나이 26세에 불과한 청년 오언 존스가 쓴 이 책은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지구의 소금’이라 칭송되던 노동계급이 어떻게 ‘지구의 쓰레기’로 전락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 속에서 생생하게 그려낸 이 책은 그해 최고의 정치학 도서로 선정되면서 확고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2005년을 전후해 ‘차브 패션’이란 신조류가 국내 복식업계에 소개됐다는 사실을 뒷날 전해 듣긴 했지만, 영국 하위집단의 패션 트렌드를 일컫는 ‘차브’의 용례는 당시의 한국 언론에겐 여전히 낯선 것이었다. 당시 나는 신자유주의 세계에서 진행되는 체계적 배제와 소수자의 고립화 문제에 .. 2014. 11. 15.
<차브> 언론 서평 2014. 11. 14 차브-영국식 잉여 유발사건/ 오언 존스 지음, 이세영·안병률 옮김 / 북인더갭·1만7500원 대처리즘으로 산업노동자 사라지자 판매원·간병인 등 비정규직이 메워 이들을 조롱하는 차별적 언어 ‘차브’ “무능과 복지 의존” 하층민 악마화 차브(Chavs)란 말은 본디 ‘아이’를 뜻하는 집시 언어인 차비(chavi)에서 유래된 말이다. 영국에선 이것이 슈퍼마켓 계산대의 계산원이나 패스트푸드점의 점원 또는 청소부 등 “급증하는 무식쟁이 하층계급”을 뜻하는 경멸적인 언사란다. 축구선수인 데이비드 베컴이나 웨인 루니, 가수 겸 모델 셰릴 콜 같은 노동계급 출신의 유명인들도 종종 차브라는 놀림을 받는단다.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노동조합 활동가 출신 오언 존스(30)가 2011년에 발표해.. 2014. 11. 15.
<차브> 저자 소개: 오언 존스 Owen Jones 오언 존스 Owen Jones 1984년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나 그레이터 맨체스터주(州) 스톡포트에서 자랐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으며 노동당 연구원, 노동조합 활동가로 일했다. 2011년 영국 하층계급의 현실을 파헤친 『차브』(Chavs)를 펴내 영국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큰 조명을 받았다. 『차브』는 그해 출간된 최고의 정치학 도서로 평가되면서 『가디언』 올해의 책에 추천되었고, 『뉴욕 타임스』 선정 최고의 논픽션 10권에 선정되었다. 현재 『가디언』의 고정 칼럼니스트로 있으면서 『뉴 스테이츠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등에 기고하고 있다. 저서로 『차브』 『기득권층』(The Establishments)이 있다. 이세영 옮긴이 연세대 신학과와 같은 대학 사회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 2014. 11. 15.
모독당한 인간 존엄을 위하여!! (Chavs)는 영국의 젊은 정치평론가 오언 존스(Owen Jones)의 2011년 화제작으로 최고의 논픽션, 올해의 책에 선정되면서 영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조명을 받은 책이다. 영국 하층계급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불리는 ‘차브’ 현상을 규명하면서 저자는 점점 더 가혹해지는 계급 혐오의 이면에 보수당과 신노동당 정부를 거치며 형성된 제조업의 몰락, 불평등의 심화, 노동조합 약화 같은 정치경제적 이슈들이 숨어 있음을 파헤친다. 이 책은 강렬하면서도 충격적인 계급 혐오와 불평등에 대한 보고서다. 도대체 차브는 누구인가? 영국의 언론과 미디어에서 정의하는 차브는 대체로 더러운 공영주택에 살면서 정부의 복지예산이나 축내는 소비적인 하층계급과 그들의 폭력적인 자녀들을 뜻한다. 이 책에서 오언 존스는 차브에 들.. 2014.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