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피터 히스토리아』(전2권)라는 책을 편집한 삼촌이야.
“『피터 히스토리아』라고?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친구들도 많을 거야. 맞아, 『피터 히스토리아』는 『고래가 그랬어』에서 연재됐던 만화야.
삼촌은 『고래가 그랬어』에서 피터 히스토리아를 처음 보았던 때를 잊을 수 없어. 아마 예루살렘 편이었을 거야. 아주 눈이 큰 아이 하나가 예수살렘에서 친구 마나헴을 만나고 예수의 죽음을 목격한다는 내용이었어. 삼촌은 그 아이가 역사에 대해 질문하는 모습에 쏙 반해버렸지.
피터는 그 후에도 여러 친구들을 만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이소포스에게서 자유의 의미를 배우고, 영국에서는 올리버 트위스트를 만나 함께 공장을 탈출하기도 하며, 신대륙 원주민 소녀 쿨루미나와 친구가 되어 백인들에 맞서기도 하지. 하여튼 어딜 가나 피터와 친구들의 이야기는 방금 벌어진 일처럼 생생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친구들이 피터처럼 공부도 안하고 세상을 맘껏 돌아다닐 수 있다면 정말 신날 것 같지? 하지만 피터는 그리 즐거워하지만은 않아. 아니, 오히려 슬픈 얼굴일 때가 더 많아. 왜냐하면 피터가 겪은 역사는 힘있는 몇몇 어른들이 힘없는 다수의 사람들을 지배하고 억누르는 역사였기 때문이야. 그 힘없는 사람들이 고통당할 때 열심히 그들을 도와주는 피터를 보면서 삼촌은 어쩐지 피터가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다니까.
그래, 이 책은 다른 역사만화처럼 용감하고 힘센 영웅이나 왕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아. 그저 우리처럼 뭔가 부족하고 힘없는 친구들만 나오지. 따라서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친구들이 유식해지지는 못할 거야. 그러나 친구들이 다른 나라에 갔을 때, 그 나라의 영웅이나 왕의 이름을 줄줄 외운다고 사람들이 좋아할까? 아마 웬 잘난 척이냐며 핀잔만 받을 거야. 오히려 그들이 역사에서 겪은 일들을 충분히 이해해준다면 그들도 우리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지 않을까? 삼촌은 친구들이 『피터 히스토리아』에서 그렇게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고 또 이 책이 역사에 관해서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는 첫번째 책이 되면 좋겠어.
그런데 재미는 있냐고? 척 보면 그럴 거 같지 않냐?~^^
안병률/ 북인더갭에서 책을 만드는 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