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특성 없는 남자 4권 양장판/언론 서평

<특성 없는 남자> 언론 서평

by 북인더갭 2024. 2. 5.

<서울신문> 2024. 1. 31

빈곤·강박 속 꽃피운 무질 철학… 완전하게 즐기는 ‘미완의 사색’
북인더갭, 번역 11년 만에 완성...“깊은 사유의 갈증 채워줄 소설”

“그때서야 울리히는 아가테가 갑자기 자리를 벗어나 혼자 집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결정 때문에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

이 문장을 끝으로 작가는 결국 독자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나치의 핍박과 경제적 궁핍 속에서 정신적으로 고통받던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지고는 그대로 세상을 떴다.

이렇게 미완성으로 남겨졌지만 세계문학사에서 불멸의 고전 반열에 오른 소설 ‘특성 없는 남자’의 로베르트 무질 이야기다. 다 쓰지도 못한 이야기에 “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디차이트)이라는 찬사가 쏟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무질이 생전에 펴낸 ‘특성 없는 남자’의 전체 분량 번역본이 최근 출판사 북인더갭에서 완간됐다. 앞서 일부를 번역했던 고원 서울대 명예교수 이후 2013년 두 번째로 번역을 시작한 북인더갭은 나남·문학동네 등 대형 출판사에 앞서 국내에서 무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먼저 환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완성인 채로 칭송받았기에 소설의 줄거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듯하다. 주인공 울리히를 앞세워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관념과 사유의 세계를 그린다. 방대한 분량에 담긴 융숭한 사상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과 함께 이 책을 “20세기 문학의 삼위일체”라고 극찬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이야기의 흥미보다는 진지한 ‘사유의 깊이’로 승부하는 독일어권에서는 명성이 자자하다. 1880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난 무질은 1930년 ‘특성 없는 남자’ 1권을 출간하기 시작했고 1932년 바로 2권을 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3권은 미완성인 채로 훗날 무질의 아내가 자비를 들여 출간했다. 무질은 1942년 6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무질이 책을 완성하지 못한 것은 원체 경제적으로 곤궁했던 데다 오스트리아가 나치에 흡수합병된 이후로는 정치적인 핍박까지 더해지며 집필에 온전히 정신을 쏟을 수 없었던 탓으로 본다. 작가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글쓰기에 대한 강박증이 있어 한번 쓴 글을 병적으로 퇴고했다고 한다. 무질은 정신과에서 심리적 요인에 따른 업무장애 판정을 받기도 했다.

소설보다는 학술서적의 향기가 짙게 나는 작품이지만 출판사의 예상보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꽤 있는 편이라고 한다. 북인더갭이 번역한 초판본 1·2권은 지금까지 3쇄나 찍었다. 11년간 이 책을 번역한 안병률 북인더갭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소설인 동시에 사유의 성좌인 작품이다. 세상이 유튜브 쇼츠 같은 점점 더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몰입하는 가운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좀더 깊이 있고 새로운 사유에 목말라한다. 이 소설이 그런 사유의 갈증을 채워 줄 것이다.”

오경진 기자


<연합뉴스> 2024. 2. 3. 

오스트리아 작가 로베르트 무질(1880~1942)의 필생의 역작인 '특성 없는 남자'가 완역됐다.
이번에 출간된 4권은 소설의 3부 '천년 왕국으로-범죄자들'을 번역한 것으로, 무질이 1932년 펴낸 원서의 제2권에 해당한다.
미완성 유작인 '특성 없는 남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도덕적·지적 쇠퇴를 다룬 방대한 분량의 소설로, 전통적 서사를 파괴한 철학적 에세이 형식을 띠고 있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3부의 핵심은 오빠 울리히와 여동생 아가테가 나누는 도덕에 관한 대화다.
아가테는 아버지의 관에 가터벨트를 집어넣는 것에 멈추지 않고 유언장까지 위조하는데, 남매에게 범죄는 단순히 사회적 규율을 해치는 행위가 아니라 도덕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김용래 기자


<한겨레> 2024. 2. 2

‘20세기 3대 모더니즘 문학’으로 평가되는 로베르트 무질(오스트리아, 1880~1942)의 미완성 소설. 1932년 원서의 두번째 권이자 이야기상 3부가 이번에 번역(4권)됐다. 울리히의 여동생 아가테가 ‘도덕’을 시험한다. 2013년 번역본 1~2권 이후 10여년 만의 완역. 


<한국일보> 2024. 2. 3

로베르트 무질 지음. 안병률 옮김. 나치 정권을 피해 망명 생활을 하던 저자는 1,500쪽에 달하는 소설을 미완성으로 남겼다. 책은 1~3권에 이은 4권이며, 원작의 3부에 해당한다. '울리히'의 여동생 '아가테'는 아버지의 관에 '가터벨트'를 넣으며 권위에 맞선다. 이야기의 핵심에는 남매가 나누는 도덕에 관한 대화가 자리한다. 동시에 1, 2부에서 이어지는 애국주의 운동인 '평행운동'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