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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의 루소/저자의 말

에밀의 루소_저자의 말

by 북인더갭 2024. 5. 27.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하나 소개하겠다.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도전일 수도 있겠는데,

나는 미소 지으며 잠자는 인간이 되고 싶다.

 

 

자면서도 인상을 쓰는 내가 참 못마땅하다.

얄팍한 잠의 한 가닥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과한 노력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가끔 두통이 심해서? , 낮에 있었던 여러 일들이 정리되지 않아서?

오후 늦게 커피를 마셔서? 그저 몸이 극도로 피곤해서?

 새 아침을 주름진 얼굴로 (특히 미간!) 맞아본 분들은 내 맘을 알 것이다.

 

 

그래서 도전한다.

누우면서부터 웃긴 일 생각하기, 추억의 여행지 떠올리기, 다음 여정까지 미리 짜두기

(이러면서 슬슬 잠을 내쫓는다는 사실!)

돌아가신 아빠를 기억하며 약 올리기 (누가 먼저 그렇게 급하게 가래?),

맛있는 음식 상상하기,

내가 지어내야 할 거짓부렁 이야기 고민하기(이쯤 되면 과각성 상태로 돌입?!?),

그 이야기를 읽어줄 독자님들 추앙하기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미소 지으며 잠자는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기계도 하는 딥러닝을 나라고 못하겠는가.

 

 

깊이 있는 문해력과 참신한 상상력을 장착한 인간 소설가가 되어 AI가 하지 못할 일,

엄밀히 말하자면,

AI가 절대 하지 않을 미련한일에 도전하고 싶다.

그래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탐닉하겠다.

정보처리만으로 생산할 수 없는 빛나는 문장과 통렬한 사유로 세상과 소통하겠다.

이번 생은 덜 떨어진 채 살기로 한 나만의 환희와 승리감을 부끄러워하지 않겠다.

비효율적이고 번거로운 삶을 계속 고집하겠다.

 

 

지면에 발표했던 두 작품, 한나의 숙제(악스트2020. 09/10)

불빛을 보며 걷는다(웹진문장20084)에다 다섯 편을 더해,

로봇을 다룬 나의 첫 소설 에밀의 루소를 표제작으로 정해 펴냈다.

나도 모르게 자꾸 붙들고 늘어지는 옛 노래시리즈(이교도, 성년식)를 이번에도 두 편 넣었고,

사랑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바라보며 썼던 작품 두 편(숭의동, 보름 동안의 사랑)도 첨가했다.

 

 

폐가 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써진다면

앞으로도 읽고 쓰겠다. 지금처럼,

아껴가며 소중히 쓰겠다.

아마도 그런 내 모습이 가장 열심히 사는 나의 모습일 것이고,

나다움이 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아마 가장 나다운 모습에 근접한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한 분의 독자님에게라도 위로와 공감과 유머를 줄 수 있다면 만족한다.

나다움을 찾아 떠나는 한 분의 독자님에게라도 소박한 등불이 되어줄 수 있다면

소설가로서 바랄 게 없겠다.

 

 

지금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이두 손 모아

사랑의 인사를 전하는 나의 텐션을 글로 옮기기 힘들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모두모두 완전, 진짜 고맙습니다! 꾸벅^^

 

 -2024. 5월

미소 지으며 잠자고픈 김조을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