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더위도 차츰 물러가는 것 같죠?
모든 분들의 안부부터 묻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덥긴 더워요, 그쵸?
물도 자주 마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입맛 없어도 끼니도 챙겨 드시고요^^
오늘은 그림을 함께 감상하며 글을 시작할까 합니다.
자, 이 그림 어떠세요?
이토록 붉은 경대, 이토록 차가운 거울,
그 거울 앞에서 머리를 손질하는 한 젊은 여성,
그 여성이 입은 검정 기모노.
꾸미는 행위 자체에 과몰입한 이 여성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 여성도 보세요.
한없이 단정하지만 끝 모를 외로움과 고뇌를 억누르는 듯한 뒷모습이에요.
흐트러짐 없이 올린머리와 귀밑머리 한 올,
얌전한 목선까지 모두 고독해요.
왠지 옆에 가서, 괜찮으세요?…
하고 묻고 싶어요.
두 그림 모두 극도로 사실적이라 오히려 환상적이에요.
뭔가 차단되어 있지만 에너지는 느껴져요.
하지만 이 그림은 분위기가 달라요.
나를 말리지 마! 내 야성을 더 이상 숨기지 않을 거야!
화가의 함성이 들리는 것만 같아요.
난 변할 거야, 난 뒤집어엎을 거야!…
묘하게도 이 그림을 보면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좋아, 시간에 이른 거야,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 죽는다고 누가 그래!
뛰어넘는 기운, 갇히지 않으려는 안간힘이 느껴져요.
모두 같은 화가의 그림이에요.
박래현 1920-1976
첫 그림은 <단장>(1943-종이에 채색),
두 번째는 <여인>(1942-종이에 채색),
그리고 세 번째 그림은 <해벽海壁>(1967-종이에 채색)이에요.
박래현은 지금 내 나이 즈음(50대 중반)에 생을 마감했대요.
평생 그림을 갈망했대요.
그림에 영혼을 갈아 넣었대요.
예술가로서 늘 새로운 것에 도전했대요.
네 남매를 낳고 키웠대요.
살림도 요리도 척척 해냈대요.
청각장애가 있는 남편을 알뜰살들 보살폈대요.
아 그런데,
박래현이 울트라-슈퍼우먼이 아니었다면 좀더 오래 살았을까요?
그래서 우리에게 좀더 많은 작품을 남겨주었을까요?
다른 삶을 살았다면 박래현의 그림도 달라졌을까요?
그랬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의 박래현을 기억하게 됐을까요?
박래현언니처럼 고독하고도 빛나는 언니들을 찐하게 만나실 수 있도록,
열쒸미 원고 검토 중이에요.
독자님들, 좀만 기다려 주세요.
다른 멋진 언니들도 곧 소개해 드릴게요^^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오늘도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