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과거의 사건들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호흡하는 상상력 없이는 결코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 점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역사의 현장 속에 뛰어 들어가 스스로 질문하고 사유할 수 있는 만화가 나온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이 책은 역사의 근본적인 문제점들, 즉 제국주의, 전쟁, 빈곤, 남녀평등 같은 문제를 심도있게 다룸으로써 우리 청소년들이 영웅과 패권이 아니라, 평화와 평등의 인문학적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만들어준다. 누구든지 주인공 피터와 함께 역사 속으로 푸욱 빠져들어 가다보면 많은 지식과 감성의 선물을 바구니 가득 담아오게 될 것이다. 스토리와 함께 좋은 그림과 연출 또한 덤으로 얻는 즐거움이다.
―박재동, 시사만화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
액션영화에서 저렇게 싸움하다 부서뜨린 건 누가 다 물어주나? 저 동네 아이들은 당분간 학교 안 가도 되겠네? 수십만 대군을 물리쳤다는 이야기 속에서 그럼 그 가족들은 다 어떻게? 또한 왕이나 장군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은 역사 속에서 무슨 역할을 했을까?…
이 모든 의문에 답하는, 생각을 뒤집는 역사만화가 나왔다. 그것도 십대 초반의 청소년들이 각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어느 시대인지, 왕은 누군지, 무슨 싸움인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사실적이면서도 간결하고 친밀한 그림만 봐도 그 시대로 들어가 주인공들과 대화하며 역사를 숨쉬게 되니까. 게다가 역사적 갈등과 선택들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머리가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이해하게 해준다. 그림은 해설하고, 글은 감정을 전달하는 새로운 역사만화의 가능성을 열어준 빼어난 작품이다.
―최호철, <태일이> 작가,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