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젊은 멘토 김정태 신작
이젠 성경의 스토리로 승부하라! <청춘을 아껴봐>
지난 2010년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가 몰고온 열풍은 대단했다. 이 책 한권으로 스펙지상주의로 치닫던 대한민국에 제동이 걸렸고 콧대 높은 취업시장에서 스토리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스펙만을 쫓는 인생을 비판하는 건전한 시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책 한권이 끼친 영향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작은 책으로 대한민국 청춘 멘토로 우뚝선 저자 김정태가 신간 <청춘을 아껴봐>를 펴냈다. 이 책에는 전작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기독청년으로 세상에서 분투한 신실하고도 치열한 저자의 이야기를 송두리째 실었으며 성경을 스토리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해석하여 어떻게 신의 이야기가 세상의 스펙을 넘어 섬김과 공동체, 그리고 제자도의 정신을 구현하는지를 따듯한 위로를 담아 전해준다.
성경은 스토리다
사실 성경은 하나의 거대한 스토리북이라 할 만큼 다채로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멘토답게 저자는 성경을 하나님의 스토리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하나님의 이야기라고 해서 전지전능한 권세가 하늘을 뒤덮는 서사가 주를 이루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저자가 보기에 성경은 오히려 인간이면 누구나 겪어야 할 좌절과 극복, 아픔과 기쁨의 스토리로 가득하다. 가령 모세를 보자. 그에게도 절망의 시기는 있었다. 다혈질적인 성격 탓에 동족을 괴롭히는 이집트인을 단숨에 죽여버리고 이후 40년간을 광야에서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 단련의 기간에 주목한다. 그가 애굽의 왕자로서 스펙이 최고에 달했던 시절 하나님은 그를 쓰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에게 보잘것없는 지팡이 하나만이 남았을 때 그는 민족의 지도자로 부름받는다.
다윗은 또 어떠한가. 그는 스펙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안되는 당대 최고의 용병 골리앗을 맞아 싸운다. 그는 아버지의 양을 지키기 위해 맹수들과 사투를 벌인 자신만의 스토리를 사울 왕에게 호소해 발탁되었고 왕이 내려준 모든 무기(스펙)들을 사양하고 자신에게 익숙한 물맷돌 하나로 골리앗을 물리친다. 화려한 채색옷을 빼앗기고서야 이집트의 총리가 된 요셉, 모든 치장을 거부하고 진정성 하나로 왕비에 오른 에스더, 오랜 시험의 기간 끝에 축복을 받는 야곱의 스토리들은 하나같이 세상의 스펙이 아니라 이야기로 인간을 단련하시는 하나님의 높은 뜻을 품고 있다.
스펙 뚫고 하이킥
해찰 맞던 한 아이가 열아홉살 하나님을 처음 만난 이후 전방 수색대에서 군종병 생활을 거치고 대학 선교단체의 리더가 되기까지 신앙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한편의 감명깊은 성장기로 읽힌다. 그러나 변변한 자격증 하나 없이 인문학 전공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저자는 사회의 차가운 냉대에 접한다. 그래서 떠나게 된 동아시아 선교에서 저자는 ‘국제’라는 소명의 빛을 발견하고 어느날 “세계의 아픔이 곧 하나님의 아픔”이며 그것을 껴안을 수 있는 사람이 국제인이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스펙 뚫고 하이킥, 이제 거칠 것 없는 소명의 빛으로 나아간 저자는 마침내 유엔거버너스센터에 입사하여 당당한 국제인으로 성장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저자의 청춘은 놀라운 성공스토리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과정 하나하나를 돌아보며 다시쓴 청춘 시나리오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하나님 이야기에 담긴 섬김과 공동체, 그리고 제자도의 정신이다. 자신의 스토리를 개발하려는 청춘에게 저자는 섬김을 먼저 ‘득템’하라고 조언한다. 자기를 위해 혼자 개발하는 스펙과 남을 위해 공동체를 이뤄 개발하는 역량은 그 과정과 결과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뭐든지 나를 위해 하는 일은 쉽게 지치고 하기 싫은 반면 남을 위해 하는 일은 즐거울뿐더러 책임감도 큰 덕분에 몇배의 역량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동체에서의 섬김으로 키워진 역량은 자연스럽게 제자도로 나아간다. 제자도는 세상의 비웃음을 뚫고 좁은 문으로 나아가는 크리스천의 길로 설명된다. 이 제자도를 예수님은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으로 간명하게 가르쳐주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소리높여 전하라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오히려 소외된 이야기, 죽어가는 이야기, 낙심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고 하신다.
성경은 최고의 자기계발서
저자는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예수님의 제자도를 설명한다. 세상이 요구하는 스펙은 화려한 요리도구와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리도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요리를 할 것이냐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을 함께 나눌 사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세상은 요리도구를 먼저 구하고 가장 나중에 함께 먹을 사람을 찾지만 하나님의 스토리는 그 반대가 된다. 곧 사랑할 대상을 찾으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게 되고, 또 그에 필요한 요리도구도 갖춘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세월을 아끼라’(에 5:16)는 말은 온 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여하라는 말이 절대 아니다. 성경에서 말한 자기계발은 ‘선한 일을 할 기회를 아낌없이 활용하라’(Make good use of every opportunity)는 가르침이다. 곧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말에서 ‘이긴다’는 말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롬 8:28)는 성경의 말씀이 온전하게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이른바 스펙에 짖눌린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우리의 청춘이 나아갈 바는 어디인가? 이 책은 그 방향성을 세상의 꼼수에 맞서는 하나님 스토리의 관점에서 따듯하고도 재미있게 풀어낸 소중한 멘토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