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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없는 남자 1, 2/언론이 본 <특성 없는 남자>

언론이 본 <특성 없는 남자>

by 북인더갭 2013. 4. 28.

<경향신문> 4월 27일자

소설인가, 사유인가…

로베르트 무질의 20세기 모더니즘 걸작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는 20세기 모더니즘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소설은 서사보다는 작가의 사유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서 태어난 무질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인 1919년 <특성 없는 남자>의 집필에 들어간다. 당시 카카니엔(Kakanien·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별칭)의 수도 빈은, 그곳에서 활동하던 철학·사상·예술가들의 면면-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에른스트 마흐, 클림트, 실레, 쇤베르크 등등-만큼이나 다양하고 풍성한 사상과 이데올로기, 예술이 모여 들끓고 있었다.

 

무질은 소설에서 ‘특성 없는 남자’ 울리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당대를 풍미한 사상들-과학철학, 심리학, 군국주의, 민족주의, 사회주의 등등-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보여준다. 그런 까닭에 밀란 쿤데라는 <특성 없는 남자>를 ‘소설 역사상 사유가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작품’, 다시 말해 ‘사유(思惟)소설의 정수’로 꼽았다.

 

울리히가 밤길에서 맞닥뜨린 건장한 세 남자와 싸움을 벌인다. 그는 세 남자가 부랑아가 아니라 ‘자기와 같은 평범한 시민이며, 분명히 그들에게 계속 밀착돼온 억압에서 해방되어’ 적대감을 드러내 보인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오늘날 무수한 다수는 또 다른 무수한 다수를 향해 지속적으로 적대적인 입장에 있다. 자기자신의 범위 밖에서 사는 사람들을 뿌리 깊이 불신하는 것은 오늘날 문화의 한 본질이 된 것이다. 그래서 독일인이 유대인을, 또한 축구 선수가 피아노 연주자를 이해하지 못한 채 서로를 가치없는 인간으로 여기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사물이 단지 경계를 통해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결국 자신의 주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적대적 행위를 통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43쪽)

 

무질은 자신의 고국인 카카니엔을 설명하면서도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사유를 멈추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남아프리카나 동아시아를 향해 배들이 출항했지만, 그렇게 자주는 아니었다. 세계경제도, 세계권력을 향한 열망도 없었다. … 군비를 지출했지만 단지 열강들 중 가장 약한 나라에 머물지 않을 정도만을 유지했다. … 단 하나의 잘못된 점이 있다면, 그들이 고귀한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에 의해 뒷받침받지 못한 천재나 개개인들의 창조적인 동기들을 건방진 행동이나 불손함으로 간주했다는 점이다. … 카카니엔에선 천재가 무뢰한이 되는 경우는 있어도, 다른 곳에서처럼 무뢰한이 천재로 둔갑하지는 않았다.’(55쪽)

 

<특성 없는 남자>는 1, 2권이 발표된 뒤 정권을 잡은 나치에 의해 판매금지가 된다. 무질은 스위스로 이주해 소설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으려 애쓰다 1942년 결국 미완성인 <특성 없는 남자>를 두고 세상을 떠난다. 1999년 독일의 신문 ‘디 차이트’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 1위로 <특성 없는 남자>를 꼽았다. <특성 없는 남자>는 줄거리가 울리히와 등장인물들의 사유를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사건의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한없이 지루한 여정일 수 있겠다. 그러나 무질의 광대무변한 사유를 따라 독자 스스로의 사유세계로 침잠해보는 것도 그 나름의 책 읽는 맛이 아닐까.

 

윤성노 기자 ysn04@kyunghyang.com

 

<동아일보> 4월 27일자

소설로 그려낸 19세기말 유럽의 사상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더불어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앞서 국내에서 두 차례 번역 출간됐지만 절판됐다. 오스트리아 작가인 무질은 수학자인 주인공 울리히를 앞세워 19세기 말 유럽에서 활발했던 과학철학 심리학 생철학 군국주의 민족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와 성찰을 소설 형식으로 담았다. 무질은 이런 독특한 전개방식을 ‘에세이즘’이라 칭하며 “인간의 내적 삶이 결정적인 사유를 통해 추출해낸 단 하나의 변할 수 없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4월 29일자

특성 없는 남자 1, 2

 

오스트리아 작가 로베르트 무질(1880~1942)이 1930년과 1932년에 걸쳐 발표했으나 나치 정권에 의해 판매 금지되었던 소설의 1차분. 당대의 학문과 사상을 상대로 끊임없는 성찰을 펼치면서, ‘평행운동’이라는 애국주의 운동을 통해 파시즘의 대두를 예견한다. 안병률 옮김/북인더갭·각 권 1만2500원.

 

<서울경제> 4월 27일자

특성 없는 남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리고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함께 20세기 모더니즘의 대표작으로 꼽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는 저자의 대표작. 독일에서는 카프카와 토마스만을 제치고 차이트(Die Zeit)지 ‘20세기 가장 중요한 소설’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다양한 학문과 사상을 다루는 ‘사유소설’이면서도, 당대의 인물과 사회적 조건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2권, 각 1만2,500원.

 

<매일경제> 4월 27일자

20세기 모더니즘의 걸작으로 꼽히는 로베르트 무질의 대표작이 번역됐다. 다양한 학문과 사상을 다루는 이 소설은 당대의 인물과 사회적 조건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평행운동`이라는 애국주의운동을 소재로 유럽의 정신이 빠진 함정을 파헤친다.

 

<국제신문> 4월 27일자

99명의 독일 지성이 뽑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독일어 소설, 세계문명사에 결정적 영향을 준 책 100권 등에 선정된 명작. 유럽 자유주의의 몰락과 파시즘의 대두를 예견한 문제작이다.

 

<연합뉴스> 4월 25일자

오스트리아 소설가 로베르트 무질(1880∼1942) 장편소설. 안병률 옮김.

울리히라는 인물을 내세워 당대의 학문과 사상을 총집결한다. 울리히와 주변인물을 통해 20세기 초의 사유를 담아내면서 이같은 사상의 집결이 어떻게 파시즘 같은 야만의 상태로 이어지는지 고찰한다.

먼저 펴낸 1∼2권을 나치가 판매금지한 뒤 무질은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스위스로 이주했지만 질병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이번에 출간된 것은 1차분이다. 총 1천 쪽이 넘는 분량이 순차적으로 번역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