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봐야 알 수 있는 자영업자 이야기!!
지난 2012년 출간돼 날것 그대로의 대한민국 자영업 생태계를 파헤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골목사장 분투기』가 북인더갭에서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홍대앞에서 직접 카페를 경영하다 망해본 경험을 토대로, 너무나 비현실적인데다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임대료와 권리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밀집된 주변 상권, 자기 잇속만 차리는 프랜차이즈, 팔아도 팔아도 빚만 떠안는 자영업의 고정비용 등 경험하기 전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문제들을 진솔하면서도 날카로운 입담으로 풀어놓았다. 이 책은 자영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적 제안과 다양한 형태의 자영업 형태도 모색하고 있는데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저자가 홍대에서 탈출한 이후 협동조합 카페로 거듭나기까지의 고군분투를 뒤에 덧붙였다.
그대, 우아한 까페 사장을 꿈꾸는가?
저자는 먼저 직접 경험한 카페를 파고든다. 신규 창업 후보 1위.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카페 사장을 꿈꾼다. 일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때론 책을 읽고 공간을 꾸미고 개인 시간도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카페는 한국에 없다. 카페 생존의 핵심은 영업이다. 카페의 메카 홍대. 거리에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보다보면 없던 객기도 생긴다. 이 사람들이 모두 내 카페로 들어올 것만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위만 둘러봐도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부터 소규모 테이크아웃 전문점까지 카페가 넘쳐난다. 또한 엄청난 임대료가 성공을 가로막는다. 하루 유동인구가 5만명이며, 매출이 기대되는 주변 사무실 수가 2천개를 넘는다는 등 검증할 수 없는 수치를 들어 적정한(?) 임대료를 요구한다. 카페뿐만 아니라 음식점, 호프집처럼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자영업은 ‘공간’에 큰 기대를 건다. 이건 착각이다. 인건비는 조정할 수 있지만 공간 관련 비용은 조정되지 않는다. 공간은 가만히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 ‘기획’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공간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만약에 입지 좋고 큰 공간을 얻고 건물주가 요구하는 임대료와 기존 운영자가 요구한 권리금을 다 냈다면 망할 가능성은 80%다. 우리나라 자영업 폐업 비율이 80%다.
홍대 주변에 카페나 괜찮은 음식점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실제 유효고객 수에 비해 가파른 임대료 상승에 있다. 술장사 외에 그 높은 임대료를 견딜 수 있는 업종은 거의 없다. 그러니 대형화, 프랜차이즈화가 되고 만다. 왜냐면 결국 그 임대료를 버티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서 상권을 독점(혹은 과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상권을 독점하려면 초기에 대규모 자본이 소요된다. 게다가 독점의 필수 조건인 좋은 입지를 선점하기 위해 소위 ‘권리금’을 엄청나게 지불한다. 퇴직금 2억~3억원을 들고 들어올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홍대에 작은 커피집이 있을 자리는 없다. 홍대뿐이랴. 메인 상권으로 불리는 대부분의 곳이 마찬가지다. 2억~3억 원 정도 말아먹는 건 순식간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과신하지 마라!
그렇다면 편의점 같은 프랜차이즈는 안전할까? 어느날 편의점 컨설턴트라는 사람이 작은 신촌의 구두가게로 들어왔다. 구두가게를 그만두고 편의점을 시작해보라고 6개월 동안이나 구두가게 사장님을 설득했다. 편의점만 하면 매달 500만원의 수익금을 보장해주겠다고 했다. 사장님은 월 500만원 보장에 인테리어까지 해준다고 해서 편의점을 시작했다. 첫 매출이 매우 잘나왔다. 본사에서 35%를 가져가고도 1,000만원 이상 남았다. 그런데 운영을 해보니까 임대료는 원래 내던 것이니 감안을 하고 있었는데 인건비가 임대료만큼 나가는 것이었다. 거기다 시설 관리비, 도난 사고 등 명목상으로는 1,000만원을 벌었지만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간판을 내리려고 했지만 계약 기간이 5년이라 그럴 수도 없었다. 3년 정도 하고 정말 안될 것 같아서 해지하려고 하니까 본사에서 위약금 1억 500만원을 요구했다. 지난 3년 동안 수익의 35%를 가져가고도 본사에서 부담한 시설비, 인테리어비를 요구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변호사들을 찾아가봤지만 계약상 불리하다는 말만 듣게 된다. 어쩔 수 없이 본사에 사정사정해서 7,000만원을 주고 간판을 내리고 슈퍼마켓으로 다시 시작했다. 그나마 이 사장님은 매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65%의 수익을 받을 수 있었다. 본사에서 매장을 차려주면 본사에서 65%, 편의점이 35%의 수익을 갖는다. 이렇게 되면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비용을 아끼려고 12시간 이상씩 일하는 편의점 사장들이 많다.
자영업에 미래는 없는가?
한 민간 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영업자로 편입되는 시기는 향후 20~30년간 더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늘어만 가는 자영업자들을 지키기 위한 대안은 없을까? 사실 솔직히 딱 부러지는 대안은 없다. 자영업자 수가 너무 많다는 것은 이제 단골 경제 기사다. 답답한 것은 알면서도 뛰어들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의 비극이다. 정부는 카드수수료 인하, 임대료 대책, 프랜차이즈 규제 등 실효성 있는 정책들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로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 개인들은 스스로 대안을 찾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된다. 그래도 가장 먼저 생각해볼 부분은 임대료이다. 측정 기준과 근거는 없지만 최고의 고정 지출 비용이다. 저자는 그 답을 과거의 경제학자의 제안에서 찾았다. 헨리 조지는 『진보와 빈곤』이라는 책에서 높은 임대료가 형성되는 원인은 그 지역에 공공투자가 집중되기 때문이라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발생한 이익은 다시 공공이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면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임대료, 권리금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이 책은 이렇듯 사회‧경제적으로 바라본 자영업자의 문제와 해결책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안전하게 창업을 시작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현재 자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준비하는 개인들에게 ‘망해봐야만 알 수 있는 깨알 같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는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협동조합 형태의 자영업이 어떤 가능성을 가지는지를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집중 조명하고 있다.
진심으로 바란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절대로 자영업을 시작하지 마라. ‘망해봐야만 알 수 있는 이야기’, 자영업자의 능력과 상관없이 실패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상한 나라(?)의 자영업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카페나 한번 해볼까, 그 무시무시한 도시괴담 파헤치기. <미디어오늘>
창업을 시작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정보. <서울경제>
한국사회 부조리의 희생양, 자영업의 구조를 파헤친 책. <한국일보>
자영업의 쓴맛을 본 희생자의 고백과 대안 모색. <서울신문>
초보 사장님들께 드리는 솔직하고 명확한 충고.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