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로 이 사회의 맹목적 흐름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김정태. 그가 그 책의 신앙 각주에 해당하는 책 <청춘을 아껴봐>를 펴냈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에는 간증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성공담 외에 세상이 공감하고 따르고 싶어 하는 쿨한 이야기(敍事)가 드물다. <청춘을 아껴봐> 역시 성공담의 요소를 갖고 있고 그와 비슷한 구조를 따르지만, <긍정의 힘>과 같은 번영 복음(prosperity gospel)의 아류와는 분명한 거리를 둔다. 이 책은 성공을 위해 여전히 스펙에 목을 거는 우리 시대의 획일적인 삶의 방식에 균열을 내기 위해 ‘스펙 뚫고 하이킥’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복음주의에서 친숙한 모토인 ‘제자도’를 하나님 이야기의 규칙으로 단언한다. 제자도를 대안적 이야기로 제시하는데도 구태의연하지 않고 되레 신선하다. 이는 자신의 삶과 성서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잘 버무리면서 모세의 지팡이, 요셉의 채색 옷, 다윗의 물맷돌과 같이 친숙한 성서 이야기를, 지배적인 삶의 방식을 전복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시 읽기’(rereading) 때문이리라. 책장을 넘기며 벌써 중 1이 된 큰 아들 녀석 얼굴이 자꾸 떠올랐다. 청년은 물론 청소년들이 읽으면 정말 큰 영향을 끼칠 책이란 믿음이 든다.
여담이지만, 저자는 <복음과상황> 독서모임 등을 통해 청년 시절을 복되게 보냈다고 회고한다. 나 역시 저자를 비롯해 현재 교계와 사회에서 아름답게 살아가는 이들과 복상을 매개로 한 여러 모임에서 벗님이 되었다. 내남이 알다시피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앎의 꼬뮨’이나 ‘학문 공동체’란 말도 있듯이 더불어 공부하며 대안을 꿈꾸는 이들에 의해 세상은 변하는 것 같다. 전국 곳곳에 복상 독자 모임이나 책 모임이 많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복음과상황 5월호>에서
박총 <밀월일기> <욕쟁이 예수> 저자. <복음과상황>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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