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옮긴이의 말 나는 페미니스트인가? 그렇다고 생각해왔다. 당당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런데 저자인 제사 크리스핀이 왜 자신이 페미니스트가 아닌가 신랄하게 조목조목 짚어낼 때마다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지금보다 조금 더 잘 살고 싶고,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여야 합니다”라는 문구의 가방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며, 억울하게 당했던 경험들을 가슴에 품고 칼을 가는 내 모습이 크리스핀이 비판하는 오늘날의 페미니스트들과 겹쳐 보여서다. (…) 역자 또한 독자로서, 페미니스트라 자처하는 한 여성으로서, 크리스핀의 문제제기와 선언에 깊이 공감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수긍이 갔던 것은, 페미니즘이 여성들에게 대안적 삶의 가치를 제시하거나 대안적 삶이 가능하게끔 돕는 인프라는커녕 그런 대안적 삶을 꿈꾸는 상상력조차 만들지 못.. 2018. 5.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