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골방에서 세상으로_곰스크를 옮기며 옮긴이의 말 스무살의 골방에서 세상으로 안병률 스무살 무렵 나는 골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곳은 내가 다니던 대학의 캠퍼스 맨 위쪽 언덕에 자리잡은 낡은 건물 3층의 골방으로, 이른바 문학회의 동아리방이었다. 문을 닫고 골방에 앉아 있으면 딱딱하고 칙칙한 복도에서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며 발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복도에서 동아리방으로 다가오는 발소리만 듣고도 대충 누구인지 짐작할 정도로 나는 그 골방생활에 중독돼 있었다. 그런데 그중 좀 튀는 발걸음 소리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뭐랄까 유독 또렷하게 또각또각거리는 구두소리였다. 그 소리는 우리를 긴장시켰다. 구두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선배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제 막 입시를 뚫고나온 단순한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이야기들을 그 .. 2010. 1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