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독당한 인간 존엄을 위하여_<차브> 서평 아마도 1990년이었던 것 같다. 그 시절 나는 수원에 있는 학교까지 국철을 타고 다녔다. 환승역의 대명사인 신도림역의 소음과 인파는 지금도 공포스럽다. 집으로 가기 위해 2호선으로 갈아탄 나는 늘 안도의 숨을 내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아줌마를 힐끗 쳐다본 기억이 난다. 그 아줌마는 전철문이 닫히기 전 필사적으로 계단을 내려와 전철에 몸을 실으려 했지만 아줌마 코앞에서 문은 야속하게 닫히고 말았다. 전철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전철을 놓친 아줌마는 무안하지만 억울하다는 얼굴로 승강장에 서 있었던 것 같다. 저 아줌마 어떡하면 좋아… 나야말로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아줌마가 안 돼보여서 눈물까지 핑 돌았다. 그때 나는 탈모가 시작될 만큼 근심 걱정을 안고 사는 대학교 3학년생이었는데, 모두가 그랬듯이.. 2014. 1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