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19_66-69장 미들마치에도 한량들이 모이는 ‘그린 드래건’이라는 펍이 있다. 부부싸움에 빡친 리드게이트가 바로 이곳에서 당구 큐대를 휘날리고 있다. 비참하면 타락하는 것도 한순간이다. 말이 좋아 내기당구지 도박이다. 순간의 위안을 위해 아편도 몇 번 했다. 가진 것 없는 사람이 한몫 잡으려면 도박 말고 뭐가 있겠나. 의사로서 이상을 품고 사회 복지의 발전을 위해 매진하던 리드게이트의 모습은 급격하게 퇴색했다. 지금 내 꼴은 이게 뭐지, 정말 미들마치를 떠날까? 근데 병원 영업권을 살 사람이 있을까, 여기서 다 포기해야 하나?… 골머리를 썩다가 리드게이트는 은행가 벌스트로드를 떠올린다. 정확히 말하자면, 벌스트로드가 소유한 돈이 떠오른다. 돈은 얼마나 유용하고도 사악한 해결책인가. 과거의 지은 죄로 자괴감과 죄책감, 우.. 2024. 3. 28.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01(1,2,3장) “색깔이 냄새처럼 이렇게 사람 마음에 깊숙이 스며들다니 정말 놀랍구나. 그래서 에도 보석이 영적 표상으로 적혀 있는 모양이야. 마치 천국의 단편 같아.이 에메랄드 반지가 제일 아름답지 않니?” -『미들마치』, 주영사, 25쪽 조지 엘리엇의 소설 『미들마치』의 주인공 도로시아 브룩의 대사다. 신앙심이 이 정도는 되어야 고전의 주인공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돌아가신 엄마가 남긴 보석류를 동생 실리아와 함께 살펴보던 중 내뱉은 말 속에는 그녀의 고결한 영적 감수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도로시아 브룩(애칭은 도도)은 ‘정말 행복한 결혼생활이란 아버지 같은 남편이 있어 원한다면 히브리어도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남편은 자신을 무지에서 해방시켜 ‘장대한 길’로 이끌어줄 .. 2024. 1.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