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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골방에서 세상으로_곰스크를 옮기며 옮긴이의 말 스무살의 골방에서 세상으로 안병률 스무살 무렵 나는 골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곳은 내가 다니던 대학의 캠퍼스 맨 위쪽 언덕에 자리잡은 낡은 건물 3층의 골방으로, 이른바 문학회의 동아리방이었다. 문을 닫고 골방에 앉아 있으면 딱딱하고 칙칙한 복도에서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며 발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복도에서 동아리방으로 다가오는 발소리만 듣고도 대충 누구인지 짐작할 정도로 나는 그 골방생활에 중독돼 있었다. 그런데 그중 좀 튀는 발걸음 소리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뭐랄까 유독 또렷하게 또각또각거리는 구두소리였다. 그 소리는 우리를 긴장시켰다. 구두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선배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제 막 입시를 뚫고나온 단순한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이야기들을 그 .. 2010. 11. 27.
최규석작가와 미리 떠나는 <곰스크로 가는 기차>여행 북인더갭의 첫책 ! 독일 작가 프리츠 오르트만의 소설집으로 지난 12월 10일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내가 스무살 무렵 문학동아리에서 골방생활할 때 처음 읽었고 그후 이십여년간 틈날 때마다 나를 고통에 빠뜨리는 소설이다. 스무살의 골방에서 건져내 이제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셈인데, 자세한 이야기는 에서 좀더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 소설집에 삽화를 그린 최규석 씨의 작업실에서 작품을 좀 소개할까 한다. 작품 구상중인 최규석 작가. 때부터 그의 팬이긴 했지만 내가 결정적으로 좋아하게 된 것은 에 실린 이라는 단편에서부터였다. 이 작품이 인연이 되어 창비에서 편집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그를 얼핏 보면 거칠 것 같지만 실은 내면에 깊이있는 생각이 늘 꼬리를 무는 신중한 작가다. 나는 그게 최규석 작가의 가.. 2010. 11. 25.
북인더갭은? 안녕하세요. Book in the Gap입니다. 북인더갭은 지난 2010년 4월 창립되어 문학, 인문, 교양 분야를 중심으로 같은 스테디도서들을 꾸준히 펴내고 있습니다. 저희는 책이라는 미디어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책을 고요한 미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이 미디어를 접하려면 우리는 그 앞에 앉아야 하고 소리와 움직임을 억제한 채 책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미디어는 고요 속에 존재하며 그러므로 아주 적극적인 침묵에 가까운 것입니다. 그러니 단지 유용한 정보를 쉽게 얻는다는 측면에서 책이라는 미디어는 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가 침묵 속에서 몸을 움츠리고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으려면 그 내용 또한 우리의 아픈 곳을 건드리고 찌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저희는 믿습니다. 앞으로 은 세상의 틈Ga.. 2010.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