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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여성들> 편집자 리뷰 아침에 깨자마자 티브이를 켜는 일은 거의 없다. 눈 뜨자마자 핸드폰도 웬만해선 만지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주는 예외였다. 내 거실에 ‘예외상태’가 난무했다. 나만의 변화는 아닐 것이다. 11월 말, 북인더갭은 신간 『다시 만난 여성들』을 펴냈다. 에세이스트 성지연 님의 성실하고 꼼꼼한 텍스트를 검토하면서, 늘 그렇지만 이번에도 많이 배웠다. 일단, 50대 중반의 같은 또래 필자님을 만나서 반가웠다. 또한 중년으로 떠밀린 당혹감을 ‘읽는 이’, 즉독자의 정체성으로 돌파한 필자님의 내공도 인상 깊었다.  저자는 본문 속에서 ‘나는 고독해요’ 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동아>에 연재된 내용을 검토할 때부터 나는 묘한 느낌적인 느낌으로 성지연 님의 글을 읽었다. 아름답고도 치열한 삶을 살아낸 20명의.. 2024. 12. 9.
<다시 만난 여성들> 언론 서평 ■ 동아일보> 2024. 12. 14.  [책의 향기]제인 에어, 마리 퀴리… 삶 개척한 여성들◇다시 만난 여성들/성지연 지음/316쪽·1만8000원·북인더갭 ‘나는 그와의 싸움을 중지하고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지난날 다른 남성에 의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마음의 자유를 잃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는 그에 의해 마음의 자유를 잃고 있는 것이었다. 그때나 이제나 나는 바보였다. 그때 굴복했더라면 그것은 신조의 과오였으리라. 그리고 이제 굴복한다면 판단의 과오가 될 것이었다.’샬럿 브론테의 로맨스 고전 ‘제인 에어’(1847년)에서 주인공 제인 에어가 성직자 존 세인트 리버스의 청혼을 접하고 번민하는 구절이다. 그녀는 결국 리버스의 청혼을 거절하고, 자신이 떠나온 자산가 에드워드 로체스터.. 2024. 12. 2.
<다시 만난 여성들> 본문 중에서 『여성의 신비』가 발표된 지 60년이 넘었지만, 그의 주장은 여전히 경청할 만하다. 특히 한국에서 살아가는 내게 안기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다시 살아보라고 하면 프리단처럼 페미니스트 운동가로 살지는 못할 것 같다. 그러나 프리단의 충고처럼 당당한 주체로서의 자아의식을 가진 인간이자 여성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36쪽) 음악이 전달하려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면, 사람이 다양하듯 그 마음도 다채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에즈의 노래는 그 마음이 바에즈의 치열했던 삶과 어우러져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여름밤을 웃고 또 웃는 바람의 자유는 21세기 오늘날에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초시간적 공감일 것이다. (46~47쪽) 여성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나라든 여성으로 살아가기는 고단한 일이.. 2024. 11. 25.
<다시 만난 여성들> 저자 소개_성지연 성지연 1970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 부산으로 이사 간 뒤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들어가 인간과 사회를 배웠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김수영의 시 연구로 석사학위를, 최인훈의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잠시 일했다. 지은 책으로는 『어른의 인생 수업』(2022)이 있다. 현재는 문학과 사회학을 바탕으로 21세기의 다양한 삶과 현실들에 관한 글쓰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 저자의 말 오래전부터 앞서 살았던 여성들의 삶에 관한 책을 쓰고 싶었다. 여성이기 때문에 따라붙는 온갖 제약에도 자기 삶을 개척해간 여성들은 뒤따르던 여성들에게 새로운 삶을 꿈꾸게 했고, 또 다른 삶을 열게 했다. 이 책은 바로 이 앞선 여성들의 삶이 주는 공감과 감.. 2024. 11. 25.
<다시 만난 여성들> 책 소개 우리에게 새로운 삶을 꿈꾸게 했고 또 다른 삶을 열게 했던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사유가 주는 공감과 감동을 기록한 에세이 『다시 만난 여성들』이 출간되었다. 저자 성지연은 자신의 삶을 개척한 28명의 여성들을 골라 다시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예술가에서 사회·자연과학자까지, 정치가에서 소설 주인공까지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여성들의 저서와 평전 그리고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한 문학 작품 등을 다시 꺼내 읽으며 이들의 치열했던 삶이 전해주는 위로와 응원을 차분하게 되새겨낸다.저자가 다시 만난 여성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잔 다르크에서 이태영까지의 ‘시대와 맞선 여성들’(제1부), 마리 퀴리에서 박래현까지의 ‘정신을 빛낸 여성들’(제2부), 제인 에어에서 김지영까지의 ‘삶을 사랑한 여.. 2024. 11. 25.
에밀의 루소_번외_저자의 말_기타등등 버전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김조을해입니다.다들 잘 지내시죠? 최근에 제가 일곱 편의 단편을 모아 『에밀의 루소』라는 소설집을 펴냈어요.제 책을 기억해주신 것만도 고마운데,북인더갭 출판사 블로그까지 먼길(!)을 찾아와주신 독자님들께정말 어떻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작은 거라도 꼭 보답을 하고 싶어서 고민고민하다가, ‘번외_작가의말_기타등등 버전’을 준비했습니다ㅋㅋ 저는 ‘SNS 울렁증’이 있는 사람이라, 공유와 개방의 가치를 실천하는 데는 블로그만으로도 차고 넘친다고 생각하거든요.그래서 종이책 ‘작가의 말’에 다 쓰지 못한 말을 블로그에서 독자님들과 하드코어하게(!) 나눌까 합니다. 먼저, 표제작부터 시작할까요.  표제작「에밀의 루소」의 주인공은 당연히 루소입니다. 여러분이 아는 18세기 사회사상가 루소가.. 2024. 5. 27.
공동체의 감수성_편집자 리뷰 “남편들 다 출근하고 지금 9신데 아침 일찍은 무슨, 월요일 아침 8시에 재활용품 수거 차량 온다고 몇 번을 얘기했는데요.” 구병모의 소설 『네 이웃의 식탁』 22쪽에 나오는 대사다. 공동주택의 대표격인 인물이 공동체의 약속을 안 지킨 다른 인물을 향해 짜증이 잔뜩 나서 내뱉고 있다. 이 공동체는 잘 굴어갈 수 있을까… 처음부터 불안해 보인다. 2022년이 끄트머리를 향해 가고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동안 『공동체의 감수성』을 검토하는 내내 나는 뭔가 찔렸다. 뼛속까지 개인적인 내가 원고를 제대로 검토하고 있는 건가. 머리로만 책을 만들면 안 되는데… 나에게 공동체란 낱말은 묘한 부담과 의무로 먼저 다가온다. 그런데 이러한 공동체를 ‘사업’으로 만들어 시민의 참여와 민주화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관官의 .. 2022. 11. 16.
산 너머 안골에는 누가 살길래_저자의 말 내 나이 스물셋에 신학교에서 만난 열두살 많은 지체장애 2급 아저씨와 내면의 울림에 따라 결혼했다. 결혼 후 진짜 하고 싶은 일이 교사라는 걸 발견하고는 뒤늦게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여 꿈에 그리던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되지만 교직생활 만 2년 만에 학교에 사표를 쓰고 예산의 강원도라 불리는 오지마을 안골로 삶의 적을 옮겼다. 서울 태생으로 낯선 자연 속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하는 동안 시골에서 평생 한글도 모르고 살던 촌부들, 문명과 문화로부터 소외된 장애인들을 만나면서 나를 이곳으로 내려보내신 하늘의 뜻을 깨달았다. 요즘은 4년 전 또다시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20시간 이상 간병하면서 여전히 외적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고 그것을 뚫고 나오는 강인한 영적 생명력에 집중하며 살고 있다. 모든 영혼은 자신이 어떤.. 2022.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