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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와 말 안 됨의 세계관 말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세계.언제부턴가 청년 세대들 사이에서 '말이 안 된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우리 세대에는 잘 쓰지 않는 어법이니 확실히 새로운 언어라 할 만하다. 새로운 언어는 바뀐 환경에 대처하는 독특한 사고방식을 반영한다고 나는 믿는 편이다. 전 같으면 뭐랄까, 부당하다든가 아니면 정의롭지 못하다는 말을 썼을 것이다. 이런 말들에는 사회의 상식이나 제도, 도덕에 대한 강력한 구심력이 있고, 그걸 벗어나는 행동에 대한 못마땅한 감정이 담겨 있다. 그런데 '말이 안 된다'는 말 속에는 강력한 중심이 없다. 그건 제도와 도덕에 이를 필요도 없이, 이미 '내 선에서' 용납하기 어렵다는 토로에 가깝다. 요즘 자주 듣는 말로 '선 넘는다'는 말이 또한 그렇다. 이런 언어에서 중요한 것은 '말'.. 2026. 9. 1.
<언어와 반언어> 저자 카를 크라우스 카를 크라우스 Karl Kraus 1874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태어나 빈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위를 마치진 않았다. 1899년 스물다섯의 나이에 잡지 『횃불』(Die Fackel)을 창간해 사망하던 해인 1936년 922호에 이르기까지 발간을 이어갔다. 창간 이후 12년 동안은 다른 필자들의 글도 실었지만 그 이후로는 자신의 글만 수록한 1인 잡지로서 수많은 작가들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았고 법제도와 언론의 위선, 전쟁 등을 신랄하게 공격했다. 독선과 조롱을 언어유희로 버무리는 데 탁월하여 치명적인 한방을 날리면서도 고도의 유머를 잃지 않는 진검승부를 벌인 결과 발간 내내 고소 고발 사건에 휘말렸다. 크라우스의 에세이와 아포리즘은 대부분 『횃불』에 실린 것을 편집해 재수록한 것이다. 장식적 예술.. 2026. 8. 12.
<좋건 싫건, 나의 시대>_ 언론 서평 경향신문> 2025. 7. 11. 금요일의 문장_좋건 싫건 나의 시대>(조지 오웰 지음, 안병률 옮김, 북인더갭) “정치적 용어로 옮기자면 예이츠의 경향은 파시스트다. 대부분의 생애 동안, 그리고 파시즘이라는 말이 떠돌기 훨씬 전부터 예이츠는 귀족적인 길을 따라서 파시즘에 도달한 사람들의 세계관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는 민주주의, 현대 세계, 과학, 기계, 진보의 개념, 무엇보다 인간 평등 같은 개념을 아주 싫어했다. 그의 작품 상당 부분을 차지한 이미지는 봉건적이며 심지어 그는 보통의 속물주의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좋건 싫건, 나의 시대>, 북인더갭 영국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20세기 최고 영미 시인을 논하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이다. BBC는 영어로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끼.. 2025. 7. 14.
좋건 싫건, 나의 시대 _본문 중에서 스페인에서 본 것, 그리고 좌파 정치 집단에서 일하면서 목격한 것 때문에 나는 정치 혐오에 빠져들었다. 한동안 독립노동당의 일원이었지만 이번 전쟁이 발발하자 그 조직을 떠났다. 노동당은 말도 안 되는 소릴 할뿐더러 히틀러에게 유리할 뿐인 정책 전선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 나는 완전히 ‘좌파’였으나 작가라면 정당의 딱지에 상관없이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10쪽)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언어를 개혁하자는 제안이 다소 별스럽기도 하고 호사가의 일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적어도 서로 가깝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얼마나 큰 이해의 장벽이 있는지는 한번 고려해볼 만한 일이다. 새뮤얼 버틀러가 최근 지적했듯이, 최고의 예술은(그러니까 가장 완벽한 사고의 전달은) 한 .. 2025. 7. 4.
좋건 싫건, 나의 시대 _옮긴이의 말 |옮긴이의 말| 학생 시절 조지 오웰에 관해서는 아는 것도 별로 없었고 관심도 크지 않았다. 당시 유행하던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동물농장』이나 『1984』 같은 소설, 그리고 반공주의 성향을 가진 영국 작가라는 것 정도가 전부이지 않았나 싶다. 그러던 중 속속 출간된 오웰의 르포와 에세이를 접하면서 필자의 시각은 180도 달라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스페인내전에 기자로 참여했던 헤밍웨이 정도를 용기있는 작가로 꼽던 필자는 스페인내전뿐 아니라 탄광촌, 런던과 파리의 밑바닥 생활까지를 두루 체험한 조지 오웰의 글을 보고는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 가혹하기 이를 데 없는 최하층 생활, 때로는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전장에서 오웰은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으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전체주의 모두를 고발하고 있었다. 20.. 2025. 7. 4.
조지 오웰 _<좋건 싫건 나의 시대> 저자 조지 오웰 George Orwell 본명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영국인이면서 대도시 런던을 싫어하는 사람좋은 시를 읽으면 바로 암기해버리는 사람나쁜 글을 좋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닭이나 염소, 꽃과 채소 등을 공들여 키우는 사람 제국의 하수인이 되기 싫어 식민지 경찰 노릇을 때려치운 사람‘빅브라더’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 파시즘에 저항하기 위해 스페인 전쟁터로 달려간 사람 관습과 부조리, 억압과 통제를 생래적으로 혐오한 사람전체주의를 싫어했으며 민주주의와 예술을 옹호했던 사람 주요 저서로 『1984』 『동물농장』 『버마 시절』 등의 소설과 르포 『카탈로니아 찬가』 『위건 부두로 가는 길』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 등이 있다. 2025. 7. 4.
좋건 싫건, 나의 시대 _조지 오웰의 에세이와 리뷰 에세이스트이자 서평가로서 조지 오웰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책 『좋건 싫건, 나의 시대』가 출간되었다. 그간 소개되지 못한 오웰의 에세이와 리뷰를 선별해 번역한 책으로, 좌우를 떠나 시대와 예술이 품은 인간적인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 오웰의 시도가 돋보이는 산문집이다. 이념의 본질을 꿰뚫어보면서 도전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오웰의 산문은 극단적인 대립의 시대를 통과하는 지금까지도 큰 울림을 전해준다. 탁월한 에세이스트, 오웰조지 오웰은 『동물 농장』 『위건 부두로 가는 길』 등을 쓴 소설가이자 르포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에세이스트로서도 탁월한 작가다. 『나는 왜 쓰는가』 등 몇 권의 에세이집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중복된 내용이 많아 오웰 에세이의 폭넓은 세계를 감상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새롭.. 2025. 7. 4.
<다시 만난 여성들> 편집자 리뷰 아침에 깨자마자 티브이를 켜는 일은 거의 없다. 눈 뜨자마자 핸드폰도 웬만해선 만지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주는 예외였다. 내 거실에 ‘예외상태’가 난무했다. 나만의 변화는 아닐 것이다. 11월 말, 북인더갭은 신간 『다시 만난 여성들』을 펴냈다. 에세이스트 성지연 님의 성실하고 꼼꼼한 텍스트를 검토하면서, 늘 그렇지만 이번에도 많이 배웠다. 일단, 50대 중반의 같은 또래 필자님을 만나서 반가웠다. 또한 중년으로 떠밀린 당혹감을 ‘읽는 이’, 즉독자의 정체성으로 돌파한 필자님의 내공도 인상 깊었다.  저자는 본문 속에서 ‘나는 고독해요’ 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동아>에 연재된 내용을 검토할 때부터 나는 묘한 느낌적인 느낌으로 성지연 님의 글을 읽었다. 아름답고도 치열한 삶을 살아낸 20명의.. 2024. 12. 9.